인천 국제공항을 떠나 이스탄불에서부터 시작된 이번 여행은 400여명의 방송가족들이 배를 타고 소아시아지역 즉, 에게해를 돌아 성서에 나타난 일곱교회를 찾아가는 여행이었다. 소아시아는 동방과 서방을 연결하는 민족이동의 통로이자 갖가지 문명의 발원지이다. 특히 영토의 97%를 차지하는 터키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위대한 신앙 사도 바울의 고향으로 한때 그리스도교 지역이었다. 하지만 1071년 셀주크투르크 제국의 침공으로 이슬람문화권으로 바뀌게 되는 안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파할 때는 기독교의 박해가 극심했던 시절이었다. 기독교가 공인된 후 바울과 함께 소아시아의 일곱교회가 세워진 것이다. 믿음을 드러낼 수 없었던 시절에 많은 그리스인들이 순교하였고 그 밀알들이 지금의 열매가 된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졌다. 당시의 생생한 선교 현장을 목격하자 내가 사도바울이 된 것처럼 심장이 방망이질 쳤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에베소교회였다.
에베소교회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칭찬받은 교회였지만 처음 사랑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세계적인 무역도시이며 여성의 도시이기도 한 에베소가 첫사랑을 잃어버리게 되는 두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박해 때 그들의 신앙을 잃어버렸고, 다른 하나는 교회 안의 영지주의자들과의 분쟁으로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성도간의 사랑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러한 사건에 예언대로 교회의 촛대가 다른 곳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에베소를 거쳐 핍박과 고난 속에 충성한 서머나 교회와 우상과 담대히 대적한 버가모교회를 둘러보며 비록 폐허로 남아있긴 했지만 은혜가 충만함을 느꼈다. 반면, 영적 분별력이 없었던 두아디라 교회와 살아있으나 죽은 사데교회, 부요함과 세속적인 욕심으로 타락한 라오디게아교회를 둘러볼 때는 말씀을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였는지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했다.
소아시아의 7개 교회가 세워지기 위해 사도바울을 비롯해 사도들의 헌신을 생각할 때 지금은 기둥들만 남아있는 교회들을 보면서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이천년을 거슬러 생각해보면 가슴 칠 일이다. 믿음이 선포되었던 이 땅이 왜 이렇게 황무지로 변하게 되었을까? 통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아시아의 찬란했던 기독교가 지금은 흔적으로만 남아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 소아시아의 일곱교회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 세워진 교회들과 사뭇 닮아 있다. 부요함과 세속적인 욕심으로 영적인 타락에 물들어 있는 과거가 오늘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음은 경종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평양 장대현교회를 중심으로 있었던 뜨거운 성령의 역사를 통해 이 땅에 큰 부흥을 만들었다. 하지만 100년이 지난 오늘날 동방의 예루살렘이라 일컬어졌던 평양도 초대교회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현재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나라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초강대국으로 부강한 미국은 모든 국가행사에 앞서 하나님께 예배하며 대통령 취임식에도 성서에 손을 얹고 선서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또한 많은 선진국의 나라들은 국기에 십자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과거 한국동란으로 이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기도하는 한 장군에 의해 이 나라는 기적적으로 회생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일어설 수 있었던 원인은 세계역사상 찾아볼 수 없는 한국교회만이 갖고 있는 새벽기도라고 확신한다. 지금도 24시간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소리가 멈추지 않는 한 이 나라는 결코 넘어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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