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인력알선 많고 서비스업 절반 차지
우수 교육환경 불구 지역인재 脫대전 심각
대전은 KAIST(한국과학기술원)을 비롯한 충남대, 한남대 등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가진 도시다. 이런 교육 인프라와 맞물려 IT 특화산업단지인 대덕연구개발특구 등 첨단산업의 중심지다.
하지만, 대전은 고용 측면에서는 밝지 않다. 대전에 소재한 주요기업의 경우, 채용방식은 소규모 수시채용이 대부분인데다, 거의 모든 지역 중소기업은 자연 감소 인력을 충당하는 퇴사자 충원형식의 채용이 일반화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2006 지역별 생활경제고통지수(생활물가상승률+체감실업률)에서 생활경제고통지수가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은 대전의 고용사정이 밝지만은 않다는 반증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를 찾는 고학력자가 타지역에 비해서 많은 편인데다, 지역 소재 기업들이 이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사취업전문기업(HR기업) 인크루트가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2005∼2006년까지 2년간 대전지역 고용 특징을 살펴봤다.
▲대전지역 채용의 특징
대전지역에서 지난 2년간 가장 채용이 많았던 업종은 용역·인력알선. 기업이 직접 인력을 채용하기보다는 인력용역, 알선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대전 기업들이 인력채용에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교육연구 및 개발이 10.8%로 뒤를 이었고, 유통·무역·도소매업이 9.0%로 나타났다.
10위권 업종에서 상대적으로 고용의 질이 떨어지는 서비스업이 절반(5개)을 차지하는 것도 그리 밝지 않은 대전 채용의 단면을 보여준다.
직종별로는 판매가 7.1%로 가장 높은 가운데, 일반사무ㆍ관리(7.0%), 일반영업(6.0%) 등의 직종 순으로 채용이 많았다. 다른 지방에 비해 초대 졸 이상의 고학력이 요구되는 일반사무·관리, 일반영업, 프로그래머, 금융 관련 직종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는 우수한 주변의 교육 인프라와도 무관치 않다. 실제 대전에서 발생한 공고는 다른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학력을 요구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대구, 부산, 광주 등 다른 지역의 경우 초대 졸 이상의 고학력을 요구하는 비율이 약 25%~35%에 머문 반면, 대전은 50.7%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광선 대전인크루트 지사장은 “IT분야에 특화된 연구단지가 있긴 하지만 이들의 채용구조가 고용창출형이라기보다는 알음알음으로 소규모 채용을 하는 연구형 벤처가 많은 편이라 지역고용에 큰 도움은 못 된다.”라고 말했다. 우수한 교육환경 속에서 성장한 지역인재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으로 떠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게 유 지사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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