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야기]척박한 토양이 포도에겐 명당

[와인이야기]척박한 토양이 포도에겐 명당

18.떼르와르가 와인의 맛을 결정한다(1)

  • 승인 2007-07-06 00:00
  • 신문게재 2007-07-07 13면
  • 박한표 대전와인아카데미 원장박한표 대전와인아카데미 원장
‘떼르와르’와인 품질 결정하는 핵심적 요소
메마르고 배수가 잘돼야 좋은 품질 생산돼


‘떼르와르`는 우리말로 번역하기 어렵다. 떼르와르는 포도밭 하나하나를 특징 지워 구별하게 만드는 자연요소와 인적 요소가 합쳐진 의미이다. 와인 산지인 포도밭의 위치, 토질, 기후 등 자연적 요소와 그곳에서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의 역사, 면면히 이어 내려오는 기술, 장인정신 등의 인적 요소를 모두 통틀어 말하는 개념이 떼르와르이다. 같은 품종이라도 토양과 기후, 자연 환경, 재배 방법, 포도원의 위치 및 지형학적 조건 등이 달라지면 와인의 개성도 달라진다.

다시 말하면, 떼르와르란 토양의 성질이나 구조, 포도밭의 경사도나 방향, 일조량, 온도, 강수량 등이 모두 포함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이 떼르와르가 와인의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 중에 하나이다. 왜냐하면 포도나무는 영양이 많은 밭에서 자라게 되면 가지와 잎이 너무 많이 자라게 되어 포도 알맹이로 가야 할 양분이 적어져 포도가 빈약해지고, 뿌리도 두꺼워져 길게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치 고생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쓸데없이 살만 찌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척박한 땅에서 죽을힘을 다해 노력한 포도일수록 좋은 맛의 와인이 된다. 왜냐하면 포도는 메마르고 배수가 잘 되는 토양에서 좋은 품질의 포도 열매를 만들기 때문이다. 척박하고 메마른 밭에서 포도나무는 물과 영양분을 찾아 땅 속 깊이 필사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그 결과 여러 지층으로부터 영양분을 흡수하여 복잡한 느낌의 맛을 지니게 된다.

그러면 같은 지역에서 만들어진 와인이라 하더라도 맛에 미묘한 차이가 나타난다. 토양이 달라서 그런 것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자연적 요소의 상호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기후 조건의 차이 또한 포도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미기후(Microclimate)라고 부르는 기후 조건의 차이가 포도의 맛, 나아가서는 와인의 맛과도 관련된다. 그러면 떼르와르를 이루는 요소들을 자세하게 나누어 살펴보는데 이번 호에서는 토양에 대해서만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본다.

토양은 포도나무의 뿌리가 살고 있는 환경전체로, 뿌리를 지탱하고 물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창고이다. 포도는 척박한 토양에서 재배된 것일수록 좋은 와인을 만든다. 그 이유는 이런 경우 포도나무 뿌리가 더욱 깊고 넓게 뻗어감으로써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고, 그만큼 포도송이에 좋은 성분을 많이 보내 쌓이게 하기 때문이다. 포도나무는 석회석, 자갈, 모래, 진흙 암반 등이 섞인 볼품없는 토양을 좋아한다. 반면, 비옥한 토양은 포도나무의 잎과 가지만 무성하게 하고, 포도의 숙성을 저해 한다. 자양분이 많은 부식토는 포도 경작에 부적합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갈등 응급실 지키던 전문의 2명 '쓰러졌다'…대전 대학병원 의료진 건강 '빨간불'
  2. 세종시 '야간 경관' 특화 현주소...행정수도 브랜딩 부재
  3. 대전형 라이즈 7일 공모예정… 지역대 특성화 살린 7+α 과제로 '도전장'
  4. 충청권 새마을금고 이사장선거 마무리…총 131명 확정
  5. 의대 학생들 수업거부 이틀째… 정부와 의료계 '동상이몽'
  1. [기고]벚꽃으로 보는 기후변화
  2. [사설] 방사청 '완전 이전' 차질 없어야 한다
  3. [사설] 주민 공감대 이뤄 지천댐 건설해야 한다
  4. '기록 없다고 상처까지 지워졌을쏘냐' 대전3·8민주의거 송병준 옹의 증언
  5. 늘봄학교 배제된 특수 순회교육 학생들, 과거 농산물꾸러미 사례에 희망

헤드라인 뉴스


기록 없다고 상처 지워지랴… 대전3·8의거 산증인 송병준 옹

기록 없다고 상처 지워지랴… 대전3·8의거 산증인 송병준 옹

대전지역 학생 1600여 명이 학교 밖으로 뛰쳐나와 부정선거와 부정부패를 규탄한 대전3·8민주의거에서 부상자는 한 명도 없었던 것일까? 지금껏 발견된 당시 사진을 봐도 진압봉을 치켜든 경찰들이 좁은 골목에서 시위 학생들을 힘으로 제압하는 듯한 모습, 학생들이 혼비백산 뛰어가는 장면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으나 정부가 인정한 3·8민주의거 부상자는 0명이다. 하지만 당시 동구 인동 한 골목에서 경찰에 붙잡혀 구둣발 폭행을 당한 송병준(82·대전고 41회) 옹의 그늘진 삶은 우리가 몰랐던 대전3·8민주의거 진압 과정의 폭력성을 말하고 있다..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국보로 승격된다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국보로 승격된다

충남 부여 무량사에 보존된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가 국보로 승격될 전망이다. 6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조선 후기 괘불도인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가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됐다. 앞으로 30일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에도 이변이 없으면 오는 4월 10일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로 최종 지정될 예정이다. 괘불도는 사찰에서 야외 의식을 거행할 때 걸어놓았던 대형 불교 회화 작품으로 그 규모와 다양한 도상이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문화유산으로 손꼽힌다. 과거에는 '괘불탱'이라 불렸으나 최근 '괘불도'로 명칭이..

보령 섬에 드론 배달원 뜬다… 국토부 드론실증도시 구축 공모에 선정
보령 섬에 드론 배달원 뜬다… 국토부 드론실증도시 구축 공모에 선정

충남도가 보령시 섬 지역의 열악한 생활 물류 문제 해결을 위해 드론 배송서비스에 나선다. 도는 국토교통부 주관 '2025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 공모에서 '보령시 원산도와 오천항 거점을 활용한 도서지역 드론 배송' 과제가 선정돼 국비 4억 8000만 원을 확보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도와 보령시, 보령해양경찰 및 5개 드론기업 컨소시엄이 함께하며, 국비 4억 8000만 원을 비롯해 도비·시비 등 총사업비 7억 8000만 원을 투입한다. 사업 대상지는 원산도 거점 인근 장고도, 고대도, 삽시도, 소도, 효자도, 추도, 육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산불 진화태세 점검 ‘이상무’ 산불 진화태세 점검 ‘이상무’

  • 3.8민주의거 기념관 찾은 시민들 3.8민주의거 기념관 찾은 시민들

  •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 축하공연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 축하공연

  •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메이저리그 안 부럽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메이저리그 안 부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