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해고-임금차별 ‘곳곳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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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해고-임금차별 ‘곳곳 뇌관’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부터 논란

  • 승인 2007-07-05 00:00
  • 신문게재 2007-07-06 1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이달부터 시행… 입법과정 갈등 커
일부만 정규직 전환후 외주화 우려
기존-전환직원 노노갈등도 불가피


비정규직 보호법이 본격 시행됐다. 하지만, 공공기관은 물론 개별사업장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이에 본보는 곳곳에서 내재하고 있는 갈등의 원인과 대책 등 비정규직법의 조기 정착을 위한 코너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각종 편법 등장
2. 반쪽짜리 보호법 우려
3. 사용.노동자 반대 이유
4. 노사타협이 선결과제
5. 전문가 제언

1. 각종 편법 등장

이달부터 본격 시행되는 비정규직 보호법 적용 대상은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사업장이다. 100인∼ 299인 기업은 2008년, 5인∼100인 미만 사업장은 2009년 7월부터 시행된다.

비정규직법의 핵심은 비정규직 근로자인 기간제와 단시간 근로자,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 차별해소와 기간제 근로자의 남용을 제한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근로자(기간제)의 경우 차별 금지와 2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두 가지다. 파견근로자의 경우 2년을 초과해 고용할 때는 직접 고용의무를 지도록 했다. 단시간 근로자에 대해서도 법정근로시간(주당 40시간 또는 44시간) 이내라도 초과 근로시간이 1주일, 12시간을 넘기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곳곳에 갈등 요소가 내재돼있다.

공공기관과 재계는 물론 노동계 내부에서조차 논란이 확산하면서 전국적으로 파업과 농성 등 반발이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10월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사자는 대전충남을 비롯한 전국적으로 20만6742명의 34.8%에 달한다. 근무기간이 2년이 안 된 상시적 업무 종사자는 내년 6월 2차 전환이 이뤄지는 등 단계적으로 정규직화가 진행된다.

대전·충남지역 특성상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정부기관과 자치단체, 교육청, 대덕연구개발특구 등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비정규직은 수만여 명에 달한다. 지역 공공기관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부분 무기계약 형태의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외견상 고용보장을 포함, 정규직과 차별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규직과 차이가 없을 수 없다.

곳곳에서 편법이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1000여명이 넘는 계약직을 무기계약 형태로 결정했지만, 차별적 내용이 있는데 다, 단계적으로 외주화(용역)까지 하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져 무기계약직들의 반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금융과 유통, 제조업계 등 사기업의 경우 교묘한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다.
지역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은행들은 비정규직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이 자체 TF팀을 구성, 내부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사태 추이를 보며 사업장별로 입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여 결론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지역의 홈플러스와 이마트, 홈에버는 300여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임금 등 여타 조건에서 차별이 있다는 게 정규직화된 직원들의 설명이다. 한 직원은 “외형상 정규직이 됐다지만, 사실상 나아진 건 없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역시 차별 금지 조항을 피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외주화도 있다. 일부만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상당수는 모두 외부 용역에 맡기는 방법이다. 대기업에 비해 경영여건이 열악한 중소기업들이 많이 적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공기업 역시 단계적 외주화를 준비중이다.

사용자와 노동자는 물론 정규직과 정규직으로 전환한 기존 비정규직 간의 갈등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공공부문과 기업들의 눈치작전과 각종 편법으로 비정규직의 대량해고 사태가 우려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정부와 재계, 노동계는 물론 노-노 갈등까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동연구원 은수미 박사는 “입법과정에 갈등이 심했던 만큼 당장은 각종 문제를 합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입법 취지를 살리거나, 보완할 수 있도록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 타협하고 윈윈할 수 있는 공동전략을 짜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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