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TV판 한국인 감독이 연출하기도
완벽한 CG… 할리우드 새 트렌드 예감
마니아뿐이 아니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뭇 사내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어린이들의 로망, 로봇과 사내들의 영원한 장난감 자동차를 하나로 결합시켰기 때문이었다. ‘다이아크론`은 미국 하스브로사가 수입하면서 미국 시장에선 ‘트랜스포머`로 바뀐다.
하스브로사는 자동차와 로봇이 결합한 ‘오토봇`에 이어 제트기 등 비행체와 로봇이 합체된 ‘디셉티콘`을 내놓는다. 하스브로사는 오토봇과 디셉티콘을 각각 선과 악을 대변하는 존재로 부각시키고 트랜스포머 세계에서 대결시키는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고 환상을 자극하는 이 전략에 어른들도 먹혀버렸다.
전략의 선봉은 TV애니메이션이 맡았다. 장난감을 하나라도 더 팔아보자 만든 애니메이션은 뜻밖에 큰 인기를 모았다. 사람들은 개성 넘치는 로봇들의 활약에 빠져들었다. TV판의 인기는 트랜스포머 세계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왔다. TV를 빠져 나와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실사 영화로 발전하게 된 것.
▶트랜스포머 세계는 한국인 작품=1986년 개봉된 극장판 애니메이션 ‘트랜스포머 더 무비`는 장난감 선전용 영상을 일약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TV판과는 비교할 수 없는 뛰어난 작화와 음악, TV판을 보지 않아도 이야기에 쏙 빨려 들어가는 탁월한 극적 구성, 독특한 세계관으로 무장한 이 완성도 높은 영화는 전 세계 팬들의 환호를 한 몸에 받으며, ‘트랜스포머의 클래식`으로 떠받들어 졌다.
‘시민 케인`의 오손 웰스 감독이 극중 유니크론의 목소리를 연기했고, 그의 유작이 됨으로써 유명세는 배가됐다. 오늘날 트랜스포머에 대한 작품적 평가는 이 극장판을 기준으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걸작을 탄생시킨 이가 재미교포 넬슨 신(한국이름 신능균. 68)이다. 그의 탁월한 연출 감각은 트랜스포머 세계에 새 장을 열어 놓았으며, ‘트랜스포머의 아버지`란 별명은 그런 공에 대한 헌정일 것이다.
1987년에 만들어진 총 3화 분량의 TV시리즈는 넬슨 신이 프로듀서를 맡고 홍재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기도 했으니 트랜스포머는 한국인 감독과 유난히 인연이 깊다.
자동차가 화려한 로봇으로 변신하고 이들이 인간들과 뒤섞여 대대적인 전투를 벌인다는 설정은 누구나 꿈꿀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실사 화면으로 스크린 안에서 구현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할리우드만이 해낼 수 있다는 걸 영화는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것이다.
‘트랜스포머`는 할리우드가 향후 십여 년간 이어갈 새로운 소재를 발굴했음을 뜻한다. 할리우드가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지점이라는 점에서 새 트렌드로 자리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영화는 이렇게 들려주는 듯하다. “당신은 어떤 꿈을 꾸고 계십니까. 무슨 꿈이든 말씀만 하십시오. 당신의 꿈이 이뤄진다는 걸 실사 화면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할리우드의 저력이 무섭게 느껴지는 ‘트랜스포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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