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야기]고령화시대의 주택금융, 역모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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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야기]고령화시대의 주택금융, 역모기지

  • 승인 2007-06-27 00:00
  • 신문게재 2007-06-28 21면
  • 오종남 경제학 박사오종남 경제학 박사
컴퓨터를 다룰 줄 모르는 사람을 컴맹이라고 하고 글을 읽거나 쓰지 못하는 사람을 문맹이라고 한다. 요즘 세상에 문맹이 어디 있냐고 할지 모르지만 신문기사를 읽다보면 종종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모기지론’이다. 강의 도중에 모기지론의 뜻이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가 기발한 대답을 들었다. 한자로 ‘母基地論’이라고 쓰고 뜻까지 그럴 듯하게 해석을 했다. 놀라운 ‘기지’ 이기는 하나 답은 아니다. ‘모기지론’은 금융용어다.

집과 같은 고가의 부동산을 구입할 때 자기 자금만으로 부족할 경우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아 산 다음, 길게는 30년 이상의 긴 세월에 걸쳐 원리금을 갚아가는 제도이다. 굳이 내용을 설명하자면 ‘장기 부동산 담보 대출’ 이라고나 할까? 이러한 대출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 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몇 살까지 살까? 2005년 현재 평균수명은 78세를 넘어섰다. 예로부터 아주 드물다는 뜻으로 고희(古稀)라고 부르던 칠순잔치를 이제는 보통 사람이면 거의 다 치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더구나 여성의 평균 수명은 81세를 훌쩍 넘겨 “여성 팔순(八旬)시대”가 이미 시작되었다.

게다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늘어나고 아이 낳아 기르기가 힘들어지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여성 1인당 낳는 아이 수(합계출산율)는 1960년대 6명에서 2005년에는 한명이 조금 넘는 1.1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렇게 평균수명은 늘어나고 출산율은 줄어들면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일흔 살을 넘어 여든 살까지 사는 인생이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일찍 우리는 직장에서 밀려난다. ‘사오정’이니 ‘오륙도’니 하여 나이 50을 전후해서 직장을 떠나는 세상이다. 미처 노후를 대비할 틈도 없이 백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힘들게 교육시킨 자식들은 수입이 없어진 늙은 부모를 모시려 하지 않는다. 철석같이 믿었던 이른 바 자식보험이 망하게 된 셈이다.

많은 사람들이 평생 동안 힘들게 일하여 집 한 채 마련하고는 빈손으로 노후를 맞는다. 돈이 집에 묶여 있어 생활비 등으로 쓸 돈은 없는 ‘가난한 부자’가 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 모기지론을 약간 역으로 변형한 형태의 금융상품이 나왔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집을 사기 위해서 돈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기왕에 있는 집을 은행에 맡기고 대출 받아 노후 생활비로 충당하는 방법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주도하여 마련한 이른 바 주택연금 즉 ‘역모기지’가 그 상품이다.

경제활동을 그만두어 돈벌이를 못하게 된 후 20∼30년을 더 살아야 하는 고령자를 상대로 자신이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매달 금융기관으로부터 노후 생활자금을 매달 연금방식으로 지급 받는 금융상품이다. 주택은 소유하고 있으나 노후 생활자금이 부족한 고령자에게 평생 동안 주거안정을 해치지 않으면서 생활안정을 보장할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이다.

부모 세대에 비해 20~30년 더 오래 살게 된 우리 세대는 노후를 찬란하게 저무는 황혼처럼 아름다운 시간으로 만들어야 의미있고 보람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각자는 개인별로 자기에게 맞는 적절한 노후대책이 필요하다. 그 하나의 방편으로 주택연금(역모기지론)과 같은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집은 있으나 별다른 수입이 없는 개인의 노후대비에 일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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