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중국은 자동차, 석유화학제품, 철강 그리고 전자기기 등 모든 산업부문에서 저렴한 노동력과 빠른 기술 습득으로 우리를 쫓아오고 있고, 일본은 한국의 원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엔화 가격, 높은 기술력으로 우리가 따라 잡기에는 버거운 상황이다. 이래서 사람들은 한국 경제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끼어서 어려움을 겪는 샌드위치 신세라고 비관적으로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경제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데 있어서 성장산업(Sunrise Industry)을 선정하고 육성하기는 일본이나 미국과 같은 선진국보다 쉬웠다.
즉, 산업구조 측면에서 60년대에는 농업국가에서 공업국가로 전환했고, 70년대에는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80년대에는 중화학공업 내에서의 산업구조 고도화를 이루어 냈으며 그리고 90년대에는 정보통신 산업으로의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이루어 냈다. 이러한 성공적인 ‘주식회사 한국’의 경영으로 반도체, 조선, 자동차, 철강 그리고 휴대폰, 액정디스플레이 등과 같은 전자 및 정보통신기기는 세계시장에서 상위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하며 우리를 먹여 살리는 산업으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2만 불 소득을 달성하고 나아가 4만 불 소득을 달성해 명실상부하게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산업으로는 한계가 있고, 더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또 한 단계의 산업구조 조정을 성공적으로 진행시켜야 한다. 즉, 신성장동력 산업을 발굴하고 성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하지만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기로에 서있는 한국 경제가 어떤 산업을 성장산업으로 선정하고 육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풀기가 과거보다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는 선진국은 한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아니라 경쟁자가 되었고 더 이상 첨단 기술과 지식을 우리에게 전수해 주지 않는다. 이젠 우리 스스로의 두뇌와 창의력으로 차세대 산업을 발굴하고 만들어 내야만 한다.
산업정책적 측면에서 어떤 산업을 육성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 항공 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첫째, 세계 산업구조 측면에서 헬기를 비롯한 항공 산업은 선진국에서는 진입기를 지나 성장기에 있는 반면에 한국은 항공 산업에 있어서만큼은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선진국을 벤치마킹 할 수 있으며 선진국도 한국과 협력하여 분업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산업이다. 둘째, 한국의 성공적인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은 선진국이 조정기에 들어섰을 때 한국이 시장에 진입하여 성공할 수 있었다. 항공 산업에 있어서 선진국은 이제 조정기에 들어가는 단계이다. 셋째,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의 시장 진입기에 비교해 볼 때 헬기산업은 향후 10여 년간 군수용 500여대와 민수용 400여 대등 확실한 국내수요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넷째, 우리의 우수한 두뇌를 활용해 항공 산업에 있어서 기술습득과 혁신을 이루어 자동차와 조선 산업과 마찬가지로 미래의 운송기기 산업에 있어서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축적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최근에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항공기의 대규모 해외 수출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은 이러한 우리의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 우리의 선진국 진입을 앞당겨 줄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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