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을 했으니 마무리를 지어야 할 시기이다.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은 참으로 빠르다. 시간이 아무리 빠르게 지나가더라도 해야 할 것은 마지막을 잘 ‘정리’하는 것이다.
선생은 학생 개개인의 환경과 능력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채 일괄적으로 똑같이 적용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며, 학생 역시 자기 힘에 맞게 수강신청을 해야 하는데 친구 따라 장에 가는 식으로 너무 무리하게 많은 과목을 신청하여 학기 내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닌지 따져 볼일이다. 모두가 욕심을 과하게 부려서 생기는 화근이다.
대개 사람들은 열심히 하다보면 처음에 생각했던 모든 일들을 모두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갖게 된다. 그러는 사이에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아집’과 ‘집착’도 생기게 마련이다. 끝마무리의 어려움이 여기에서 생기게 된다. 조금만 더 하면 잘 될듯한데 사람들은 안된다고 충고하니 주위 사람이 얼마나 밉게 보이겠는가? 그런데 그 ‘조금만 더’가 큰일을 내는 것이다.
마치 “하루 종일 떠났다가 되돌아오는 만큼 자기 땅으로 준다고 했을 때, 해가 다 저물도록 처음의 출발지로 되돌아오지 못해 자기 땅을 얻지 못했다”는 우화와 같다. 떠날 때는 멀리 가더라도 되돌아 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자신에 대한 성찰과 파악이 없이 하다보면 본래의 위치로 되돌아오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당하게 된다.
이런 경우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우리의 정치현실도 이와 똑같다는 느낌이다. 조금만 더하면 잘 할 것 같더라도 이제는 다음 사람을 위해 마무리와 정리를 해줘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뒤를 이어가는 누군가가 선임자의 일을 계승발전 시킬 수 있는 것이다. 누구나 처음 시작할 때에는 많은 부분에 욕심과 과욕을 부리기 십상이다. 과욕을 부리지 않기 위해 중간점검이 필요하고, 마무리를 잘 짓기 위해 정리는 꼭 필요하다. 이렇듯 시작할 때의 초심을 마지막까지 정리하고 마무리할 수 있는 지혜가 항상 우리에게는 절실하다.
지금 우리는 한 해의 중간시점에 서 있다.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 나아갈 시간에 대해 다시 한 번 정리해볼 좋은 때인 것이다. 그리하여 좋은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한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보다 ‘끝’이 좋아야 성공한 일이라 말하던데. 그만큼 끝마무리를 잘 하기가 어렵다는 말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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