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칼바람 중장년층 우수수

실업급여 신청 1만 1693명 작년比 18% 증가

한 때 잘 나가던 생산업체 부장이었던 김 모씨(45.대전 서구)는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실직자 신세가 됐다. 일감이 줄면서 구조조정 대상자 선별 작업에 참여했던 그도 권고 퇴직을 당한 것.

아내가 비명횡사한 뒤 술만 마시며 폐인처럼 살다가 직장에서 쫓겨난 황 모(38.대전 동구)씨는 아파트 경비원으로 이직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도입된 감시단속 업무에 대한 최저임금제로 갑작스럽게 일을 놓게됐다.

조 모(28.천안 두정동)씨 또한 잘못된 빚보증으로 직장까지 잃고 사채 빚에 시달리던 중 이직을 했다. 그러나 부도직전의 회사였다.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구조조정 여파로 권고사직을 당한 뒤 실업급여 수급 자격을 신청하는 중장년층 실업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일 대전지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실업급여 수급자격신청자는 1만169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920명에 비해 17.9%가 증가했다.

구직급여 지급액도 305억6000만원으로 전년 동기간 249억9000만원 보다 22.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실업급여를 신청한 이직자의 이직사유를 보면 전체 이직자 가운데 36.8%(4304명)가 권고사직 등으로 이직했으며, 25.7%(3009명)는 계약기간만료, 5.3%(623명) 폐업 및 도산, 3.5%(407명) 정년퇴직 등이다.

특히 회사 사정에 의한 경영상 해고는 689명으로 전년 동기에 대비해 128.1%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돼 올 들어서도 기업 내 구조조정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계약기간만료로 인한 이직도 전년 같은 기간 보다 16.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계약직근로자가 증가추세에 있음을 잘 반영했다.

또 실업급여 자격을 얻은 뒤 수급기간 내 재취업을 한 이직자는 4140명으로 조사돼 24.6%의 재취업률을 보였으며, 연령별로는 30대가 30.3%로 가장 많았고, 20대 24.9%, 40대 22.4%, 50대, 17.4%, 60대 5% 순이었다.

실업급여는 근로자가 고용보험 적용 사업장에서 최소 180일이상 근무하다가 경영상 해고, 계약기간 만료 등 비자발적인 사유로 실직하면 실직 전 평균임금의 50%를 90∼240일간 받을 수 있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