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업체인 신일과 한승종합건설이 지난달 말과 13일 잇따라 부도를 내면서 지역 건설업계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천안에서 `해피트리`라는 브랜드로 아파트를 분양중인 신일이 그동안 주택사업을 활발히 해온 중견회사이고, 외견상 재무구조가 괜찮은 회사였던 만큼 자금력이나 브랜드가 약한 중소 주택건설사들은 신일의 부도가 자사 사업으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대전시 중구 문화동 한승종합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메디치 카운티` 주상복합아파트의 부도 사태도 이런 우려감을 더해주고 있다.
15일 건설업계는 무엇보다 금융권의 위험 관리 강화로 인해 자금줄이 차단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지역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올해 초부터 분양시장이 위축되면서 제1금융권은 중소업체가 하는 지방사업에 대출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일로 주택사업이 중단될 정도는 아니지만 중소 건설사의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과 충남의 지방사업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의 A 시행사 사장은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건설사의 이윤은 더욱 감소하는 만큼 금융권이 중소업체에 대한 대출을 보수적으로 줄여나갈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미분양이 많은 대전과 천안 등 지방사업의 시행사는 웬만한 중소 건설사의 보증으로는 대출을 못받아 돈 빌리기도, 시공사를 잡기도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건설업계에는 이미 금융기관이 지방 대규모 주택사업이나 해외사업 부진에 따른 자금악화설이 돌고 있는 W사, I사, C사, S사, Y사 등의 추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줄였거나 중단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은행권이 대출을 해주더라도 금리 인상은 각오해야 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분양을 시작했거나 앞으로 준비중인 대전과 충남지역 건설사들은 이번 신일과 한승 부도가 분양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역의 또 다른 건설사 대표는 "재무구조가 괜찮은 업체들도 중견 업체라는 이유로 부실기업으로 낙인찍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청약자들을 어떻게 설득시킬 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로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 선호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는 대형회사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다보니 마감재와 상대적으로 싼 분양가로 승부를 해왔는데 그마저도 위협받게 됐다"며 "분양시장이 침체될수록 같은 입지조건이라면 안전한 대형업체에 청약자들이 몰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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