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를 구분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삶의 기본 잣대여야 할 헌법 마저도 폄하되거나 훼절되는 예가 다반사이고 보니 과연 이러고서도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 시키겠다고 큰소리를 칠수 있겠는가? 때로는 역겹기까지 하다. 진정으로 가관이라는 말 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호국보훈의 달이다. 우리의 선열들께서 이 지경을 보겠다고 피흘려가며 이 나라를 지켜왔는지 그저 안타깝기 짝이 없는 일이다.
요즘의 정치판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온통 혼돈의 연속이다. 야당은 야당대로, 범여권은 여권대로 헤게모니를 잡기위해 날을 지새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니 날을 지새우는 정도를 넘어 이전투구를 마다하지 않고 있으니 한심할 뿐이다. 야권을 한번 들여다 보자. 몇강몇약으로 꾸며진 구도야 그렇다 치더라도 과연 이들이 같은 당 소속인지, 동일한 목적의식을 가지고는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다투는 모양새만 놓고 본다면 철천지 원수에 다름이 없는 것은 아닌지 묻고자 한다.
검증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내가 옳다느니 너는 그르다는 식의 도를 넘은 사생결단식 싸움판을 보면 저러다가 결국 갈라서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워 지기도 한다. 상당수 국민들이 야권에 거는 기대가 정권교체였지 둘다 머리가 터지도록 싸우라는 것이 아니었다면 양측 모두가 한발짝씩 물러나서 냉정을 찾는 것이 수순이 아닐까?
자신들이 표방하고 있는 정책들로 해서 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는게 아니라 순수 상대방의 실수(?)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점을 잊고 있다면 착각도 한참 큰 착각임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경선 레이스에서 이기면 바로 대권을 거머쥘수있으리라는 기대는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행위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일이다.
한마디로 검증을 내세워 날카로운 대결을 보이던 이들에게 국민들의 질책어린시선이 꽂히면서 거둬들였던 싸움판이 또 다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더 큰 싸움판 으로 전이되고 있으니 그 어느누가 이들을 올바른자로 보고자 하겠는가!
선수와 심판은 확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규정된 룰에 따라 순조로운 흐름의 게임이야 말로 관중들의 환호를 받기 마련이다. 그러나 자신이 심판과 선수를 겸하며 룰은 팽개친채혼자 모든것을 진행시킨다면 박수를 보낼 관중이 과연 있을 것인가. 왜 이처럼 평범한 진리를 외면하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 점이 바로 우리들로 하여금 기분 나쁘도록 헷갈리게 하는 첫번째다.
한편 범여권쪽으로 초점을 맞춰보자. 그네들이 실정을 했건 안했건 간에 그 결과는 미구에 드러나고 말일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의 정치현실에서 정권이 마감되기도 이전에 분열되는 사례는 일찍이 찾아 볼 수 없는 일이었다. 더구나 여당에서 갈라져 나온 정파가 한군데 뿐만 아니라 이곳 저곳으로 4분5열되고 있다면 이점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인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다.
이러면서도 이들이 표방하고 나서는 통합이라는 화두가 소통합이니 대통합이니 하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면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고 기득권만 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어진다. 이 대통합, 소통합을 놓고 어느 정파의 대변인이 일갈한 ‘豚子豚視 佛子佛視(돈자돈시 불자불시)’라는 사자성어를 떠올리면서 이것이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두번째임을 밝혀두고자 한다.
제발 우리 모두는 자중자애 했으면 싶다. 조국의 발전, 번영을 꾀하고자 한다면 먼저 정치가 선진화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한번 되새겨야 한다.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이런일들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때 국립묘지에 잠들고 있는 호국영령들께서 편안히 쉬는 길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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