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인권 정치팀 |
18년째 그대로인 장항산단은 정부가 대안을 제시했다고는 하나 지역민들의 바람과는 여전히 괴리가 있으며, 지역의 유일한 철도인 장항선을 이용하는 충남도민들은 코레일(철도공사)의 횡포속에 매일 조석(朝夕)으로 무궁화 좌석표 구하기 전쟁을 벌이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대전시가 명운을 걸고 유치하겠다는 자기부상열차는 정치권을 앞세운 대구에 점점 뒤쳐지는 분위기이며, 당연히 유치할 것이라는 첨단의료복합단지 또한 충북 오송이 충청권의 대안임을 자처하며 곤란한 모양새로 흐르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정부가 아직 삽도 뜨지 않은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법적지위를 부여한다며 주민 여론과 무관한 세종시특별법을 밀어붙이며 지역민들의 우려를 깊게 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충청민들은 이번 임시국회에 임하는 지역 의원들에게 적잖은 기대를 한 것이 사실이다. 한나라당, 우리당이 내부 문제로 소란스럽지만 정치인에 앞서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인만큼 지역 현안 해결에 앞장서 주기를 기대한 것이다. 게다가 이번 국회에는 지역 의원들의 대정부질문 횟수도 많이 반영됐다. 여느때보다 지역 여론을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이다.
하지만 12일까지 진행된 지역 의원들의 대정부질문에 지역 현안을 언급한 의원은 한명 뿐이었다. 정부에 말발(?)이 먹히는 거대당 의원들의 대정부질문에 지역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2주전 지역 의원 보좌진들에과 대정부질문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지역민들은 지역 현안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던 기자조차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신해 국정을 감시하고 행정부를 견제하는 막중한 책무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책무는 지역민들을 대표해 지역 여론을 국정에 반영시키고 수십년째 이어지는 충청푸대접을 바로잡는데 앞장서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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