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없지만 공포는 한가득
이야기의 무대는 참극의 비밀을 간직한 미국 외딴 벌판의 농가. 낡은 집에 살게 된 소녀 제스의 눈에 죽은 사람들이 보이면서 공포가 시작된다. 모습을 드러낼 듯 드러내지 않는 죽은 자들의 메시지. 부모는 소녀의 말을 믿지 않고, 귀신을 보는 두 살 박이 아기의 맑은 눈망울이 공포를 불러낸다.
무서운 장면 사이사이에 가족의 소통 부재와 실업 가장의 좌절 등 심리적 갈등을 배치했지만 공포의 시너지 효과를 끌어내기에는 느슨하고 엉성하다.
공포감만큼은 등골을 서늘케 하기에 충분하다. 주인공 제스의 뒤로 죽은 자가 서서히 다가오는 복도 장면의 긴장감은 압권. 차마 뒤를 돌아보지 못하는 제스의 겁에 질린 표정, 화면 뒤쪽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검은 그림자는 관객들도 옴쭉달싹 못 하게 만든다.
긴밀하게 조합된 숏 연결과 음향 효과도 공포영화로서의 기본은 한다. 죽은 자들이 대낮에도 일상으로 침투한다는 설정, 귀신을 보는 아기의 2인1역도 섬뜩하다. 12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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