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승요인… 입주 예정자 피해 우려도
전문건설업체 “하도급 수주 그림의 떡” 한숨
전북업체인 제일건설이 5일 학하지구 2개 블록 아파트 용지를 예상치 못한 고가에 매입하자, 지역 건설업계 사이에서 "너무 과한 입찰이 아니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제일건설은 5일 대전도시개발공사가 입찰을 한 학하지구 101블록과 102블록의 체비지 매입 비용으로 예정가의 각각 157%, 142%를 써내 학하지구 아파트 공급권을 쥐게 됐다.
▲과한 입찰 아니냐 `걱정`=101블록은 예정가 972억8026만원보다 무려 57%나 많은 1530억5000만원, 102블록(3만9864㎡) 역시 예정가 6059억3280만원보다 42%나 많이 쓴 861억1000만원을 써내 경쟁 업체를 가볍게 따돌렸다.
이날 입찰에 참여한 지역 업체들은 "나름대로 많은 액수를 써냈으나 제일건설의 입찰가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치였다"며 혀를 내둘렀다.
지역 업체들은 체비지 평당 매입 가격이 800만원대라면 서남부 신도시 지역보다 훨씬 비싸다며 자칫하면 아파트 분양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땅 값을 비싸게 매입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입주 예정자들에게 돌아올 수 있다"며 "어찌보면 시대 흐름을 거슬르는 입찰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도시개발공사 관계자도 “기대보다 높은 금액으로 체비지가 매각돼 분양가가 높게 책정될 우려도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 `대전 안방` 전북 업체 차지=지역업체들은 이들은 노은지구에 이어 다시 `대전 안방`을 호남쪽 업체에 내주게됐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제일건설 측의 학하지구 공동주택 용지 매입은 예상됐던 부분"이라며 "자금력을 앞세운 건설사가 최고가 입찰을 내은 것에 대항할 힘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대전도시개발공사는 최고가를 써낸 업체가 학하지구 체비지를 매입하는 방식을 택했다.
여기에 제일건설이 오는 12일 예정인 유성 덕명지구 공동주택 용지 매각에도 참가할 것으로 보여 지역 건설업체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덕명지구는 예정가가 665억원이다.
가장 안따까워 하는 곳은 전문건설업체들이다. 지역 업체들이 공동주택을 건축할 경우, 대전 업체들의 하도급 수주가 수월하나 이제는 기대할 부분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 업체들은 대전의 노른자위 아파트 용지를 외지 업체에 내준 것에 대해 발주처인 대전시와 도시개발공사를 원망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도개공은 개인 소유 택지를 위임받아 매각한 것인 만큼 최고가 입찰 방법외에는 대안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제일건설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체가 땅이 있는 곳이면 전국을 누비는 것이 당연하다"며 "오래전 부터 학하지구를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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