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딸이 퇴근하기만 기다리시던 장모님이 첫 손자를 보시고 싱글 벙글 좋아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파출부 아주머니가 해도 되는 일을 손자 손녀 먹이는 일은 늘 직접 챙겨 주시던 자상하신 장모님이셨습니다.
큰애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보면 한이 없다던 장모님은 큰애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보름 후에 저희들 곁을 떠나셨습니다. 막내딸에 대한 사랑은 이 세상 어느 것과도 비교 할 수 없었던 장모님의 마음 이었습니다. 어느 경우든 성실과 정직을 강조하시던 장모님….
밤이면 늘 높은 돋보기를 쓰시고 성경을 읽으시던 장모님….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큰 기쁨과 평안을 누리실줄 믿습니다.
처형의 정성이 담긴 고추장이 저희 집에 도착하면 손가락으로 꾹 찍어 맛보시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던 장모님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고마우신 처형께서는 장모님이 돌아가신 후에도 막내 동생을 못 잊어 지금까지 고추장을 매년 보내오고 있습니다.
고추장 단지를 볼 때면 처형의 마음과 돌아가신 장모님의 사랑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까요? 톨스토이는 ‘사랑’이라고 결론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 혁신 연수를 마치고 사무실에 들어오니 1학년 담임선생님께서 떡 한 접시를 내 놓으셨습니다. 아기 백일이나 돌에 늘 대하던 떡이라 “무슨 사연의 떡이지요?” 하고 물었습니다. 여자 담임선생님께서는 밝게 웃으시면서 학급에 특수학생 부모님이 가져오신 떡이라 말씀하시면서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즐겁게 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보면서 너무 감사해서 보내 온 떡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저는 그 학생을 기억합니다. 늘 미소가 가득한 친구입니다. 세상에 욕심 없는 천사 같은 친구입니다. 가끔 안아 주면 좋아하는 친구입니다. 우리와 함께 평생을 같이 할 우리들의 이웃입니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사랑하고 배려하는 것을 느끼는 친구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나를 향한 진정한 사랑에 감동하며 평생 잊지 못하며 살아갑니다.
요즈음 많은 분들이 학교에서의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감히 인성교육의 키워드는 진정한 사랑의 실천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이 땅의 모든 선생님들께서 이 사랑을 실천하기 위하여 교직을 성직으로 알고 묵묵히 밤늦게 까지 애쓰고 있음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늘 감동하며 사랑하며 배려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바랍니다.
모든 학교가 ‘가족 같은 학교’되어 사랑과 기쁨이 더욱 가득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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