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문화환경을 자체평가 할 수 있는 진단표가 제출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나아가 기초적인 시설여건이 아무리 훌륭하다하더라도 그 질적 측면을 간과한다면, 그 도시에서 살고 있는 어떤 사람들이 그 도시의 문화성을 말할 수 있겠는가. 일반적 통계에 몇몇 설문을 덧붙이고 또 그 내용이 형식적인 수치를 단순하게 해설하는 차원에서 작성된 것이라면 우리 도시의 정체성과 정서 그리고 개방성 등은 결코 읽혀질 수 없을 것이다.
어떤 지역 시설기관들의 정체성과 개성을 가늠 할 수 있는 현실적 변수들이 고려된 다양한 문화지표는 객관적으로 정당하게 설정되어 합리적 평가로 이어져야한다. 물리적 시설의 총수나 인력 그리고 예산에 의한 결과적 파악이 아닌 문화적 태도가 고려된 문화지표가 전제되어 있을 때, 선명하게 현재에 처한 지역문화발전을 위한 계획이 수립되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우리지역 문화예술계에도 모니터링이 활발해져야 한다. 대전지역에도 문화예술의 물리적, 공간적 영역이 확장되어 점차 다양한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격려 그리고 기대가 넘쳐나면서 갖가지 소식과 우려들도 오가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정확한 사실파악이 어려운 소문이나 감정적 판단이 아닌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문화지표 안에서 시 정책이 기꺼이 반영할 수 있는 정확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형식적이거나 예산집행 결과에 치중된 모니터링에서 지역문화 기여도나 잠재력까지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실질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되는 것이다. 합리적이면서 풍부한 함의를 읽어낼 수 있는 문화예술에 관련한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가능한 모니터링이라면 지역문화 발전에 함께 목표를 공유하는 어떤 기관도 기꺼이 그 모니터링 결과를 받아들이고 운영의 기초 통계와 평가로서 받아들일 것이다. 당연히 보다 나은 문화환경 조성과 활력을 위한 자료로 활용될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문제는 누구나 양질의 문화지표와 모니터링에 대한 필요성은 알고 있으나, 과연 누가 나설 것인지 담당 주체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를 비롯한 공적 기관의 인식변화가 절실한 때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