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그 분들의 비석을 닦으며 우리 세대에서는 느끼지 못한 사랑하는 아들을, 남편을, 손자를 가슴 아픈 전쟁에서 잃은 아픔을 겪은 분들의 마음을 전부 알 순 없지만, 적어도 우리가 그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그분들이 원하던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게 했다.
필자는 해마다 현충일날 국립묘지를 참배하는데, 매년 오갈 때마다 눈에 거슬리는 현장을 꼭 보게 된다. 이곳은 조국수호와 국가번영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나라에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이 고이 잠들어 계시는 민족의 성지이다. 한반도 지도모양을 본 떠 만든 자연석 인공연못인 현충지, 그리고 각 묘역 주변에 잘 가꾸어진 휴게시설 등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잘 가꾸어져 있는 그 곳에 전국에서 참배 물결이 이어진 틈새 시장을 노려 꽃파는 사람들의 상행위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거의 주차시설 통로를 막다시피 하면서까지 상행위를 하다보니 혼잡을 더욱더 가중시키고있다.
물론, 헌화를 위해 그 꽃을 사는 사람들도 많이 있긴하나 주차질서를 위해 유도하는 안내원의 제지를 받아도 아랑곳 없이 주차장 길목이나 소나무가 우거진 그늘진 곳에서 상행위를 하다 보니 더운 날씨에 오가는 사람들과 부딪치기 다반사여서 참배하기도 전에 짜증이 많이 난다. 자연히 주변은 꽃잎이 떨어진 쓰레기들로 나뒹굴어 보기에도 좋지 않다.
또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국립묘지 참배 시 엔 제발 애완견을 데리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석을 닦다보니 그곳에 강아지 배설물이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보기에 무척 좋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곳에 이물질을 그냥 버리고 갈 수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 알다시피 이곳은 조국을 위해 산화한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신성한 곳이다.
경건해야 할 국립묘지의 경내는 물론 묘비 주위에까지 애완견을 데리고 들어가는 몰지각한 사람들로 인해 볼썽 사납다. 주인의 입장에서는 개가 귀엽고 사랑스러울지 모르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개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참배하는 이번 제52회 현충일날 희생정신과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전북, 대전·충남지역 공공 기관들의 참배행사 세부 일정을 보니 빼꼭히 나열되어있다.
우리가 이 곳 현충원에 잠들어 계신 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이 분들의 나라를 지키겠다는 마음을 잊지 않고 한평생 조국을 위해 바치신 분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 하루만이라도 질서를 지키고 틈새 시장 행위도 자제하는 것이 호국영령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예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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