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엑스포는 대덕연구단지를 발판으로‘국내 과학기술 메카’의 입지를 굳힌 대전이 오늘날 세계과학기술도시연합(WTA) 종주국으로서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과학기술도시로 거듭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지구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대전엑스포는 기억에서 사라지고 엑스포과학공원(이하 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그 명맥만 유지해오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연간 40억~50억원대의 적자운영으로 대전시 최대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다.
그동안 공원 측의 활성화 노력은 가히 눈물겨울 정도였다. 중장기 발전계획의 일환으로 100억원대 리컨스트럭션 계획이 준비됐다가 수익성 부족으로 사라졌다. 또 전임 대전시장 때는 e-스포츠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발표에 따라 큰 기대감을 낳기도 했으나 수장의 교체로 흐지부지되고 말았고 그밖에도 로봇산업, 영화산업 유치 등 손에 잡히는 대로 여러 방안이 ‘제시됐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기 일쑤였다.
한때는 민간 전문경영인 출신을 사장으로 영입, 새로운 변신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이러저런 이유로 별 성과 없이 오늘에 이르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정통 공무원 출신인 조명식 공원사장이 최근 인터넷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공원 활성화 계획’을 들여다보면 이전의 방안들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여 큰 기대감을 주고 있다.
조 사장이 공개한 개선 내용은 ▲영어체험마을 조성 ▲워터피아 조성 ▲농산물직판장 개설 ▲영화관 리모델링 등 네 가지로 요약된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게 영어체험마을 조성사업이다.
보도에 의하면 현재 이 사업에 열정적인 개인이 200억원정도의 투자금을 들여 공원 안에 ‘영어체험마을’을 만들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공원측은 유휴전시관을 재활용해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고, 영어체험마을측은 초기 투자비용을 줄여 효과적으로 교육사업을 펴며, 대전.충청지역의 학생들은 굳이 외국을 나가지 않더라도 영어 원어민과 접할 수 있는 이른바 ‘트리플 윈(윈-윈-윈) 전략’을 이룰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들리는 바로는 곧 양자간의 M0U(양해각서) 체결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공원은 경찰청이 운영하는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와 내년 완공예정인 유스호스텔과 더불어 청소년들의 산 교육의 장으로 각광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에서 부지를 내주고 민에서 자본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영어체험마을을 조성한다는 것은 바람직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올 봄 공주에 ‘영어체험마을’을 운영하는 충남도외국어교육원이 문을 열어 대전시민들의 부러움을 사던 터였기에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영어체험마을 조성은 현 박성효 대전시장의 공약사업이다. 그러나 부지확보부터 시설 투자까지 워낙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그 실현성에는 늘 의구심이 뒤따랐었다.
모쪼록 좋은 결실을 맺어 우리 지역의 학생들이 많은 돈을 들여 해외연수를 가지 않고도 영어학습능력을 신장시킬 뿐만 아니라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하는데 큰 몫을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차제에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은 이런 좋은 교육적 혜택이 가정환경이 어려운 불우이웃의 아이들에게도 주어질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검토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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