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분단 반백년 언어 이질감 심각

  • 문화
  • 문화/출판

[출판]분단 반백년 언어 이질감 심각

문학 통해 민족동질성 회복을 ‘남북도서 비교전’ 여는 대훈서적 김주팔 대표

  • 승인 2007-05-31 00:00
  • 신문게재 2007-06-01 10면
  • 권은남.이종섭 기자권은남.이종섭 기자
오늘 서울국제도서전서 3천종 전시

20년간 북한도서 수집 25만권 달해
北소설 ‘황진이’ 이은 ‘군바바’ 출판
“남북 언어·문학 연구 활발해졌으면…”


"언어가 없어지면 민족도 없어집니다."
30일 선화동 대훈서적 사무실에서 만난 김주팔(66) 대표는 다소 고무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6월 1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07서울국제도서전` 준비에 한창이다.

대훈서적은 이번 국제도서전에서 `남북출판물 어떻게 다른가`를 주제로 남북도서 비교전시를 연다. `황진이`에 이은 두 번째 북한 서적 `군바바`의 출판과도 맞물려 바쁜 와중에도 김 대표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지 않는다.

김 대표는 이번 도서 비교전에 대해 "민족의 이질화를 극복하고, 동질성을 찾아 가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한다. 김 대표가 북한 소설 `황진이`와 `군바바`를 연 이어 출간하면서 느낀 언어의 이질감은 심각했다.

"우리 세대는 그래도 좀 낫지만 황진이나 군바바만 봐도 젊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가 많아요. 과연 뭐가 얼마나 다르고 같은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김 대표는 89년부터 20년 가까이 북한도서를 수집해 왔다. 북한에는 책의 재판이 없어 수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가 현재 소장하고 있는 북한도서만도 25만여 권. 그는 이번 전시에서 3천여 종의 도서와 출판물을 내어 보일 예정이다. 그 중에는 남과 북에서 동시에 출간한 세계문학 작품들도 적지 않다. 그는 "남과 북에서 같이 출간된 책을 펼쳐 놓으면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한 눈에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전시를 계기로 학자들도 남북한 언어 연구에 좀 더 힘을 쏟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 7월 통일독서대회도 개최할 예정인 김대표는 "내년 국제도서전에는 북측 인사들을 초청하고, 평양 국제도서전에도 초청받아 가고 싶다"며 "남과 북이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언어와 문화의 이질성을 좁혀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울평양문화교류협회 이사장을 맡아 남북 도서 및 문화 교류에 힘 쏟고 있는 김 대표가 북한서적 출판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05년 북한 소설 `군바바`를 처음 접하고 무심히 지나쳤던 김 대표는 작가 김혜성이 30대 초반의 젊은이라는 것을 알고 작품을 다시 탐독한 뒤 출판을 결심했다.

소설 `군바바`가 서울을 무대로 일본에 의한 강제 군대해산이라는 민족의 아픔과 역사적 사실을 다루고 있다는 것에 매료됐다. 그는 "작가 김혜성은 천재적인 작가"라며 "시대에 충실한 역사소설로 체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남한에서도 쉽게 읽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설 `군바바`는... `황진이`에 이어 도서출판 대훈이 펴낸 두번째 북한소설로 북한에서는 2005년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1907년 대한제국군대 강제 해산을 전후로 한 일제 침략기의 근대사를 다루고 있다. 책의 곳곳에는 `지어`, `인차`,`안해`와 같은 북한식 표기가 그대로 살아 있어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남한에서는 지난 5월 두 권의 책으로 출판됐으며, 각 권의 가격은 9500원이다.

*작가 김혜성은...1973년 평양 출생으로 김일성종합대학 어문학부를 나온 북한의 신예작가다. `조선문학` 2004년 4월호에 단편소설 `열쇠`를 발표해 실력을 인정 받았으며, `군바바`는 그의 첫 장편역사소설이다. 전(戰)후 세대로 서울을 전혀 알 수 없는 그가 서울을 소설의 배경으로 삼았다는 것이 신선함을 던져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2.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1. 유성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장관상 수상 쾌거
  2. 대전소방본부 나누리동호회 사랑나눔 '훈훈'
  3. 대전 중구, 민관 합동 아동학대예방 거리캠페인
  4. 크리스마스 케이크 대목 잡아라... 업계 케이크 예약판매 돌입
  5. [한성일이 만난 사람]정상신 대전성모여고 총동문회장

헤드라인 뉴스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시와 국가보훈부가 업무협약을 통해 호국보훈파크 조성에 본격 나선다. 양 기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 보훈터에서 보훈복합문화관 조성과 보훈문화 확산이라는 공동의 비전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요 협약 내용으로 대전시는 보훈복합문화관 부지 조성, 지방비 확보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국가보훈부는 보훈복합문화관 조성 국비와 보훈문화 콘텐츠 등을 지원해 보훈의 가치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공간 마련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이번 협약..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쌀쌀한 날씨가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상담을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10월 상담은 5만 29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4만 4272건보다 13.6% 늘어난 수치다. 이중 소비자 상담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 전기매트류로, 9월 22건에서 10월 202건으로 무려 818.2%나 급증했다. 올해 겨울이 극심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자 미리 겨울 준비에 나선 소비자들이 전기매트류를..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가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두고 이례적 극찾을 하고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공무원노동조합은 25일 '진짜 확 달라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논평을 내고 2024년 행감 중간평가를 했다. 노조는 논평을 통해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평가하며, "도민 대의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며 과거 과도한 자료 요구와 감사 목적 이외 불필요한 자료 요구, 고성과 폭언을 동반한 고압적인 자세 등 구태와 관행을 벗어나려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충남노조는 "사실 제12대 도의회는 초선 의원이 많..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