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들어 아침 방송의 소재 선택이 다소 노골적으로 변하고 있다. 성 매매나 성폭력 범죄, 살인사건 등은 이른 아침 청량한 기분으로 듣기엔 조금 거부감이 드는 소재들이다. 특히 ‘부부 문제 해결’ 이라는 명목 아래 부부간의 다툼이나 불륜, 폭력 등을 연일 보도하는 것은 정말로 가족의 화목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주요 사건을 보도하고, 주부가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필수적인 역할이기도 하겠지만, 점점 방송빈도가 잦아지고, 심지어 연이어 방송 되는 두 프로그램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이 불륜의 심각성을 보도할 때에는 정말 시청자의 편의를 위한 방송인가라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특히 케이블 방송의 강세가 시작되던 시점인 작년 말부터, 기획보도가 아예 성범죄나 부부문제에 관련된 소재로 돌아선 것은, 아침 시간대 방송이 보다 프로그램 배치와 소재 선택이 자유로운 케이블 방송과의 경쟁을 고려한 듯한 느낌을 준다. 물론 자극적인 소재로 끌어내는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지상 파 방송에는 케이블 방송과 비교할 수 없는 신뢰도와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무게를 가지고 신념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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