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침체된 국내 건설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그러나 지역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의 신흥 개도국들에 집중돼 있다.
KOTRA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는 지난해 11월 누계 기준으로 1250개사, 73억 달러에 달해 건수 기준으로는 2위, 금액 기준으로는 3위의 투자국가로 떠올랐다.
2006년 한해만 보면 건수, 금액 기준으로 모두 1위에 오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선진국에 비해 업체들의 리스크 부담을 덜 수 있고 시장 공략이 수월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국내보다 땅값이 싸고 초기자금이 덜 필요하다는 잇점 때문에 선호하는 경향이 높은 것이다.
실제로 운암건설은 베트남 호치민시에 아파트 건립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사업승인 절차를 위한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현지업체와 합작법인 설립을 준비중이다.
금성백조도 인도네시아 빈탄에 추진중인 리조트 사업이 막바지 계약협상을 남겨놓고 있으며 베트남 투자사업도 적극적인 검토를 벌이고 있다.
계룡건설은 러시아에 이어 올해에는 아랍에미레이트의 수도인 아부다비에 진출, 지난 3월에는 현지 사업면허를 획득했으며 이를 발판으로 아시아권 공략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베트남의 경우 서남부지역에 비해 땅값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개발 가능성이 높아 많은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베트남 등 신흥 개도국들은 사회, 경제적 인프라가 미흡한데다가 시장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베트남 개발사업 붐이 예상을 넘어 과열에 대한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베트남은 인·허가 과정에서 만장일치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예상치 못한 걸림돌이 발생할 수 있고 토지 보상 등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2∼3배 많은 금액과 소요기간도 5배 이상 걸리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업체들이 베트남 진출을 선언한 이후 신중을 기하면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권오현 연구위원은 "해외사업은 국내사업보다 리스크가 클 수 밖에 없고 특정 국가에 여러 업체가 몰려 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부작용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더욱이 대형업체가 아닌 중소업체가 사업을 추진하다 실패할 경우 회사에 막대한 영향이 불가피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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