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석원 해양시스템안전연구소장 |
사실 우리나라는 반도국가로 지정학적으로는 틀림없는 해양국가이나 조선시대 이후의 오랜 대륙 지향적 역사를 통하여 바다에 관한 문화의 폭과 역사의 깊이가 일천하다. 물론 장보고 대사와 이순신장군과 같은 훌륭한 바다의 장수가 있었지만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국토의 일부로 관리하고 개척한 역사는 최근에 이르러서다.
세계 역사에서 두각을 나타낸 민족들은 몽골제국을 제외하고는 바다를 이용하고 개척하여온 민족이다. 수많은 새로운 전함과 상선을 개발하고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여 해운물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한 민족들이 근세의 역사를 주도하여 왔다. 이제 우리나라도 강력한 해운산업과 세계 1위의 조선해양산업을 바탕으로 세계의 에너지(석유, 가스) 운반시장을 주도하게 되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반열을 넘나드는 국가가 되었으니 감회가 새롭다. 우리나라의 해군력도 획기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확고한 해양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바다는 우리의 해상교통로로서만 역할을 하는 곳이 아니다. 지구과학적 측면에서 보면 바다는 지구 생명의 탄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며 끊임없는 지각변동 및 해저화산활동이 진행되고 있고 지구온난화에 관련한 기후변화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곳으로 인류의 미래가 달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경제적 측면에서 바라보면 바다는 그 해저에 수많은 에너지자원 및 유용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하고 풍부한 수산자원을 가지고 있는 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따라서 바다는 우리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공동의 자산이다.
이러한 바다가 인간의 활동영역이 확대되면서 최근 들어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 온난화 문제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기상 에너지가 증가하여 태풍으로 인한 연안재해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무분별한 연안개발로 건전한 해양의 생태계가 위협을 받고 있으며 육지로부터 버려지는 쓰레기 문제도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유조선의 좌초 등에 의해 유발되는 유류오염사고, 유해물질 오염사고 등으로 발생하는 환경피해도 간간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바다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조사와 연구를 통하여 끊임없이 변동하고 있는 해양현상을 규명하고 해양환경과 관련된 기술과 정책을 세워나가며 바다의 안전한 이용을 위한 체계를 세워 국가의 미래자산으로서의 해양자원과 영토를 확보해 나가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위하여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해양수산부는 이러한 일을 총괄하는 중앙부처로서 그 역할이 막중하다.
한편, 해양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현상과 문제들은 상호간에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바다의 연구와 이용관리에 관한 효율적인 체제 구축을 위하여 정책수립 및 집행을 수행하는 주무부처는 해양수산부로 일원화 되어야 한다. 또한, 다 학제적인 해양과학기술의 특성과 절대적으로 부족한 해양과학기술 인력을 고려할 때 해양과학기술 연구의 수행체계도 집중화 하여 육성하여 연구 역량을 극대화 해 나가야 할 것이다.
12회가 되는 올해의 바다의 날을 기념하여 준비되는 많은 행사들이 잘 진행되기를 바라며 이러한 행사를 통하여 바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진일보하였으면 한다. 바다는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이며 우리의 미래를 보장해 주는 국토의 일부이고 우리의 삶의 터전이라는 진취적인 생각을 모든 국민이 가졌으면 좋겠다.
전 세계의 바다를 오가는 화물선의 40%정도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것이니 우리나라는 이미 겉으로는 해양선진국이다. 이제 해양선진국에 걸 맞는 선진형 해양 관리체계의 구축으로 또한 농익은 해양문화와 세계적 수준의 해양과학기술로 그 속을 채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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