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밖]우리 아이 MBA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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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밖]우리 아이 MBA 만들기

장차 자녀가 구비할 능력으로 ‘돈 관리’(30.9%)를 첫째로 꼽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았고 ‘영어’(29.2%)는 그 다음이었다. 영어와 금융교육, 분노를 억제하는 훈련도 빨라야 좋다.

  • 승인 2007-05-24 00:00
  • 신문게재 2007-05-25 21면
  • 최충식 논설위원최충식 논설위원
지난번 ‘어린 낚시꾼의 낚시담’에서도 시장이라는 바다에서 물고기 잡기를 배우는 학문이 경제라고 썼다. 하지만 공교육 안에서 다루는 경제는 실물경제와 동떨어진 원리 위주이며 대다수 부모 입장에서 자식에게 경제를 가르친다는 것도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다소 이색적인 두 강좌에 유독 눈길이 간다. 하나는 대전상공회의소의 초등학교 어린이회장단 경제교실, 하나는 갤러리아 타임월드에서 개설한 갤러리아 키즈 MBA 1기 강좌.

막연하기만 한 경제관념과 초보적인 재테크, 용돈 등 자산관리 요령을 일깨우려는 의도라 한다. 아껴 쓰라는 잔소리 듣기가 고작이었지 돈을 어디에 붓고 어떻게 불릴지에 대해 배운 적 없던 아이들 아니던가.

끌림은 곧 꼴림. 회심자(필자)가 일찍이 파기한 ‘카소, 키소, 코소’가 다시 부쩍 끌린다. 유태인의 말이라 생소하긴 해도 카소가 분노를 나타내는 정도, 키소가 돈 넣는 주머니, 코소가 술잔이라면 대충은 알아차릴 것이다.

화내는 것, 돈 쓰는 습관, 음주 행태를 보고 사람의 그릇과 성품과 관심사와 인생관을 짐작한다는 의미렷다. 회심자야 백주에 맨 정신으로 진실이든 진심이든 불어내는 타입이지만, 성인군자 같던 이가 술만 들어가면 과연 저이가 그이 맞나 갸웃거려질 만치 180도 급선회하는 사람들도 흔하다.

그렇게 된 데는 저 혼자 얼간망둥이처럼 되는 수도 있겠지만 어려서 잘못 길들인 습관 탓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일전에는 초등생들이 체험학습 도중 숙소에서 술을 나눠 마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마땅히 혼날 일이지만 ‘관리’만 잘하면 정말 일생의 좋은 ‘체험’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잠깐, 폭력의 문제를 짚어보면 이렇다.
전교조 청주초등지회가 내놓은 결과로는 아이들이 싸우는 이유가 ‘스트레스’라는 응답이 60%를 넘어섰다. 누적된 분노와 스트레스만 잘 다독여도 학교폭력이 감소하리라는 실마리를 여기서 찾는 다. 어떤 욕구가 왜 안 되는지 인지시키고 ‘최적의 좌절’을 맛보이는 훈련이 우린 너무 안 되어 있었다.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는 돈맹(금융문맹)에서 탈출시키려는 키즈 MBA(경영학석사) 만들기에 곁들일 과정도 이것이다. 경영관리 중 필수 요소가 인간관리다. 참을성을 갖추고 돈을 제대로 쓰고 술을 깨끗이 마시는 것은 중요하다. 카소, 키소, 코소. 이재(理財)만이 아니라, 우리들 삶이 배우고 감동하는 것임을 함께 가르치면 도랑 치고 가재 줍는 격이 아니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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