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우리 쌀과 대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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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우리 쌀과 대마도

  • 승인 2007-05-23 00:00
  • 신문게재 2007-05-24 21면
  • 이규희 향토사학자이규희 향토사학자
▲ 이규희 향토사학자
▲ 이규희 향토사학자
일전에 중앙의 몇몇 신문에 해방 이후 최초로 쌀 300t이 스위스에 수출되었다는 기사가 실렸다. 자고이래로 국산 쌀의 맛은 알 듯 모를 듯 세계인의 입맛을 당기는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들은 바로 그 쌀이 그렇게 훌륭한 쌀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래 아침밥은 꼭 먹어야 된다고 모두들 강조하고 있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밥이 보약이다”고 하는 말을 수없이 해왔다. 아닌게 아니라 맑은 물과 공기 그리고 우리 쌀은 우리 민족이 건강하게 살아온 삶의 원천이라고 본다.

울릉도에 가본 사람들 중에는 독도박물관을 참관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바로 이 독도박물관 건물 못미처에 ‘대마도는 우리땅’이라는, 세종조의 증거를 바탕으로 세운 비석이 있다. 이 문제에 반론하는 왜국(倭國)의 논객인 시바타료(司馬遼太郞)는 문예춘추사에서 전집 50권으로 발간해주었을 정도로 일본에서 알아주는 인물이다. 1923년 생이다.

1971년 우리나라 백제 여행을 ‘한나라 기행’이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책을 펴냈었다. 국역하여 나온 책 중에는 쌀과 대마도를 주제로 한 것이다. 독자들에게도 일독(一讀)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일본이 썼다는 편견을 가지지 말고 읽어보면 평가에 인색하기 어려운 책이다.

조선인들은 일찍부터 유교 문화에 익숙했기 때문에 남자가 벌거벗는 것을 비례(非禮)와 야만의 극치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일본 사람들은 숨을 크게 들이쉬거나 힘든 노동을 할 때면 옷을 훌렁 벗어 붙이는 습속이 있다. 지금도 그렇다고 한다. 조선인들은 이에 대해 말할 수 없는 불쾌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두려움까지 갖는다.

미시마 유키오는 만년에 훈도시 한 장만 걸치고 긴 칼을 차곤 하였는데 본인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으로 했든 그게 바로 일본식 스타일이었고, 유교문명의 계보를 잇는 지대에서는 도무지 용납하기 어려운 몰골이다.

쓰시마 섬에 에도(江戶) 시대로 접어들어서야 국가 형태가 되어 해적 집단이었던 마쓰우라의 히라도시마도 6만3000석 짜리 번(藩)이 되었고, 일본의 교양 번이 되었다. 쓰시마 번(藩), 즉 대마도도 마찬가지였으나 쌀이 생산되지 않는다는 지리적 조건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곤란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이에 대마도 도주(島主)인 소[宗] 가문은 무로마치 막부(幕府)의 왜구를 막아주는 조건으로 미두(米豆) 200석까지 요구에 응하면서 쌀 한 톨 나지 않는 대마도의 현실을 타개하였었다. 세종 대왕에게 “신절을 받들게 하오시면 오직 명령을 따르겠나이다”하면서 믿고 따르겠다고 상소하였고, 세종은 대마도를 경상도에 예속시켰었다. 이것은 왜구로부터의 피해를 막고 속국 정도로 대우하는 외교 관계였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면 왜 조선 조정은 대마도를 우리 영토로 편입시켰는가? 독도박물관에 보관된 사료에서 우리는 이러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쌀의 힘이었다.

쌀, 우리 민족을 지탱해온 만고제일의 식량이 쌀이다. 뒤늦게나마 우리나라 사방에서 ‘아침밥 먹기와 먹이기 운동’이 일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청소년들에게 조상의 지혜와 전통을 지켜주는 운동이라고 생각된다. 전 국민들이 이에 적극 참여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펼쳐졌던 시책 가운데 반찬 종류를 줄이고, 공기밥 식생활 문화 정착을 위한 표준식단제를 실시하고 이를 위반한 음식점에 대해서는 단속까지 벌였던 시책이 지금에 와선 잘못된 시책으로 평가되는 모양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런 것을 어찌 짐작했겠는가? 바야흐로 대권 후보들의 뛰는 시절이 다가오고 있다. 시대에 따라 시책의 옳고 그름이 이렇게 달라질 것까지 내다볼 줄 아는 선견(先見)을 가진 사람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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