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박인권 기자 |
정부의 세종시특별법안 발표로 충청지역이 어수선하던 22일, 한 지역의원 보좌관은 전날 열린 국회의원 초청 도정간담회의 불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한때 의원직을 걸고 행정수도법을 통과시켰다는 A의원은 현재 며칠째 외유중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의원외교. 의원실에 따르면 A의원은 지난주 평창동계올림픽 특위 외유에 이어 21일 중국 심양시의 초청으로 이날 다시 출국했다. 하지만 A의원의 외유 배경을 들여다보면 “하필 이 시점에”라는 의문을 떨치기 어려워진다. 그의 출국에 동행한 사람은 다름아닌 김종필(JP)전 자민련 총재. 동료 의원들 사이에선 그의 외유를 “JP가 요청해 동행한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같은 시각 국회에서 열린 도정간담회에서는 행정도시 법적지위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충남도와 의원들의 고민이 이어졌다. 하지만 논의는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고 정부의 일방적 입법에 대응을 같이하자는데 합의하는 수준으로 끝을 맺었다.
A의원이 행정도시 관련 간담회에 불참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30일 열린 ‘행정도시의 성공적 건설을 위한 남인희 행정도시건설청장 초청간담회`에도 불참한 전례가 있다. A의원은 이때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JP를 만났다. 그는 “심대평 대표의 보선 승리 인사를 겸해 청구동으로 JP를 방문, 만남을 주선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와 중앙 정치권을 바라보는 충남도민들은 착잡하다. 18년째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장항산단, 법적지위 논쟁에 휘말려 삐걱거리는 행정도시 건설 사업 등은 여전히 안갯속이며, 영호남에 차별받고 있는 사회간접자본(SOC)투자와 인사상의 불이익은 이미 식상한 얘기가 되버렸다. A의원이 외유중인 지금도 각종 현안을 바라보는 충청지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정치 어른을 모시는 것도 좋지만 지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A의원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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