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혁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
현재까지는 퇴비화와 사료화만이 재활용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으며 소각이나 탄화 혹은 소화 등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져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물질적 변환에 의한 재활용 즉 퇴비화나 사료화는 광우병이나 우리 음식물이 가지는 고유한 특성(특히 염분) 등으로 인하여 수요처가 제한되어 일부만이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퇴비화나 사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탈리액 처리의 경우 거의 대부분을 비용이 적게 드는 해양배출에 의지해 오고 있으나, 금년 7월 1일부터는 해양오염의 확산을 막기 위해 현행 탈리액 내 고형물 농도를 10%이하에서 5%이하로 줄여야만 해양배출이 가능한 실정이다. 10%에서 5%로의 감량은 실제로 관련 업자들에게는 재정적, 기술적으로 큰 압박 요인이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영세한 업자들이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 음식물류 폐기물의 퇴비화나 사료화는 수요처의 제한과 더불어 탈리액 처리라는 또 하나의 과제로 인하여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이에 가능한 대안으로는 소각, 탄화, 소화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소화의 경우 음식물류 폐기물 단독 혹은 하수 슬러지와 합병 처리하여 바이오 가스(메탄)를 생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처리과정에 있어 발생되는 악취와 액상 폐기물은 소화 과정을 어렵게 하고 있으나 신·재생 에너지 방면에 관심을 기울이는 작금의 상황에서 좀 더 많은 연구를 통하여 실용화가 가능하리라 기대되고 있다. 탄화의 경우도 실용화는 되어있으나 현행 폐기물 관리법에서는 그 용도를 흡착제의 원료로만 한정하여 수요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가장 현실적으로 접근이 가능한 분야는 소각이며 현재 부산 다대 자원 회수 시설(소각장)외에도 일부 지역의 광역 자원 회수 시설에서 음식물류 폐기물과 일반 가연성 폐기물을 혼합하여 소각하고 있다. 음식물류 폐기물을 혼합하여 소각하는 경우 자체의 높은 수분율로 인하여 발열량을 저감시키는 효과를 보이고 함유된 염분으로 인하여 다이옥신의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폐기물내의 염소 성분은 유기물이나 비산재 등과 반응하여 다이옥신이나 퓨란 등을 생성할 수 있으나 이러한 생성반응은 소각온도나 공급되는 공기량 등 소각 조건에 따라 다르다. 실제 소각 현장에서도 이를 잘 제어하고 후단의 별도 처리시설을 이용, 기준치인 0.1 ng-TEQ/Nm3 보다 훨씬 낮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수치로 발생되고 있으며 이는 원격 관리 체계(TMS)에 의하여 가동 상황이 환경부로 실시간 입력되고 엄격히 통제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사항이 아니다.
한편 생활 폐기물은 재활용 가능한 품목들이 분리 수거된 1995년 이후 발열량이 높아져 많은 소각 시설에서는 강제로 물을 분사하여 발열량을 낮추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수증기에 대한 처리 부담이 가중되고 용수비용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음식물류 폐기물의 혼합소각은 발열량을 낮추어 소각시설의 운영을 용이하게 해주며 퇴비화나 사료화 등의 자원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꾀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어려움에 처해있는 음식물류 폐기물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서는 퇴비화, 사료화 등의 물질 회수만이 재활용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소각이나 소화 등과 같은 에너지 회수도 재활용이라는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진취적 자세가 우리 모두에게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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