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건설이 쌍용건설 인수에 적극적인 것은 쌍용건설의 해외수주 실적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어 해외시장 개척에 용이한 것은 물론 기업가치나 파급효과 등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계룡건설 고위 관계자는 17일 “쌍용건설 인수에 대해 시나리오 대로 진행하고 있지만 매각주간사 선정이 안돼 매각조건 등도 나타난 것이 없어 아직은 수면 밑에서 준비작업을 하는 단계”라며 “매각조건 등이 구체화된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인수작업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건설 채권단인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등 채권단은 쌍용건설 보유지분 50.07%를 올해 안에 매각하기 위해 이번 주 주간사 모집공고를 내고 신청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경쟁 입찰 방식으로 1곳이 선정되며 입찰 제안서의 제출 기일은 이달 31일이다.
다음달 선정된 주간사는 오는 7월 중으로 구체적 매각방안을 수립한 뒤 8월 예비입찰, 9월 본입찰을 실시해 올해 말까지 매각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논란이 돼 온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의 우선매수청구권에 대해서는 9월 본입찰이 끝난 뒤 최고 응찰 가격으로 우리사주조합에 매수기회를 주되 응하지 않을 경우 최고가를 제시한 제 3자에게 넘어가게 된다.
계룡건설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도 바로 이 시점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사주조합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지만 재정적 부담 등을 이유로 최고 가격에 인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해외수주 실적이 높은 쌍용건설을 놓고 계룡건설을 비롯한 웅진그룹과 유진기업 등 여러 기업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극동건설 매각과정에서도 나타났듯이 효성, 웅진, 한화, 유진 등 7개사가 입찰에 나서는 등 건설사들의 몸집 불리기 바람이 거센 것도 이같은 이유다.
계룡건설은 최근 3635억원에 달하는 서남부 9블록 아파트 턴키공사 시공사로 선정되고 올 1분기 매출액도 크게 증가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어 쌍용건설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당당히 대기업 반열에 올라서게 된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여러 기업들간 인수경쟁에 대비, 내부적으로 인수에 필요한 준비작업을 진행해 왔다”며 “하지만 경쟁 기업들이 만만치 않아 어려운 게임(인수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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