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논술 짱]인간과 자연

[나는야 논술 짱]인간과 자연

중도일보-대전광역시교육청 공동기획 통합논술

  • 승인 2007-05-16 00:00
  • 신문게재 2007-05-17 12면
논제 1) 제시문 (가)를 200자 이내로 요약하시오.
논제 2) 제시문 (가)의 관점으로 제시문 (나)에서 설명하고 있는 한옥의 구조에 대하여 비판하시오. (600자 내외)
논제 3) 제시문 (나)의 가옥 구조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다)와 (라)의 제시문을 참고하여 설명하시오.
※ 위 제시된 통합논술문제는 대전광역시교육청 통합논술지원단 교사들이 제작한 문제입니다.

원문 출처
1)’장자(莊子)’ ‘마제(馬蹄)’ 편에서 발췌함
2) 이진회, ‘윤증고택에 가다’ 중에서
3) 인터넷, http://blog.naver.com/ jiai3454/80021957772
4) 두산백과사전, 베르누이 정리 중에서



▲ 윤증 고택 남측 일면도
▲ 윤증 고택 남측 일면도
저 모든 사람들에게는 변치 않는 본성이 있는데, 그것은 베를 짜서 입고 농사를 지어 먹는 것으로 이것을 동덕(同德). 즉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공통의 능력이라 한다.

이것은 누구나 다 똑같이 가지고 있는 것이지 어디에 치우쳐서 누구에게는 있고 누구에게는 없는 것이 아니니 이것을 일러 천방(天放)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타고난 그대로의 덕(德)이 잘 발휘되던 시대에는 사람들의 행위가 느릿하며 진중하고 태도는 아주 소박하고 사물에 대해서 무심해 하였다. 그런 때에 산에는 지름길이 나지 않고 물 위에는 배도 없고 다리도 건설되지 않았다. 수많은 것들이 무리를 지어 생겨나 너와 나의 구별 없이 모두가 이웃이 되어 살고, 새와 짐승은 무리를 지어 놀고 초목은 쑥쑥 잘 자랐다. 그래서 새나 짐승을 끌고 와서 같이 놀고 나무 위에 올라가 나뭇가지를 당겨 작은 새나 까치의 집을 엿볼 수도 있었다.

이처럼 타고난 그대로의 덕(德)이 잘 발휘되던 시대에는 새나 짐승들과 같이 살고 만물과 함께 같은 무리를 지어 살았다. 그러니 어떻게 군자와 소인의 구별 같은 것이 있음을 알았겠는가! 모두들 지적인 기교를 부리지 않아 본성이 상하지 않고, 누구나 탐욕을 부리지 않으니 소박하다고 할 것이다. 소박하면 인간의 본성이 보존된다.

그런데 성인(聖人)이 나타나 애써 인(仁)의 가르침을 세우고 의(義)를 실천하는데 급급해 함으로서 이 세계는 어지러워지게 되었다.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소용도 없는 음악을 만들어 교화하고, 번잡한 예(禮)를 만들어 지키게 하니 이 세계는 따로따로 나누어지기 시작하였다.

원목 그대로의 원래 모습이 손상되지 않고서 어떻게 술잔이 있을 수 있겠는가! 천연의 아름다운 백옥(白玉)이 손상되지 않고서 어떻게 술잔이 있을 수 있겠는가! 이와 마찬가지로 도(道 )와 덕(德)이 버려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인(仁)이나 의(義)가 제창될 수 있겠는가! 인간의 참된 본성이 흐트러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인간의 구체적인 행위를 단속하는 예악(禮樂)을 필요로 하겠는가! 인간의 아름다운 다섯 가지 색깔이 어지러워지지 않았다면 누가 굳이 아름답게 꾸미는 일을 하겠는가! 자연의 아름다운 다섯 가지 소리가 서로 섞여 혼란스럽게 되지 않았다면 누가 굳이 육률(六律)의 가락에 맞추어 연주하겠는가!
원목을 쪼개고 부수어 그릇을 만드는 것은 장인(匠人)의 죄과이다. 자연 그대로의 도(道)와 덕(德)을 훼손시켜 인위적인 인(仁)과 의(義)를 실천하도록 하는 것은 과오이다.


▲ 윤증 고택 지붕도
▲ 윤증 고택 지붕도
윤증 고택은 충남 논산시 노성면 교촌리에 자리 잡고 있다. 옥녀봉을 주산으로 하여 남쪽 앞에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소나무 숲의 안산이 있고, 그 옆에는 동양의 우주관인 천원지방(天圓地方)을 보여주는 동그란 섬을 만들어 놓은 정방형(방지원도형)의 연못이 자리 잡고 있다.

고택은 안채와 사랑채를 중심으로 곳간채, 안행랑채, 사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 중기 이후 한옥에서 사랑채는 개방적, 외향적, 원심적, 수직적 구성인 반면 여성의 공간인 안채는 폐쇄적, 내향적, 구심적, 수평적인 공간이며 그 집의 중심이다.

이처럼 전통 한옥은 얼핏 남성과 여성의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한 가족의 생활을 담아내야 하기 때문에 실제적으로는 눈에 띄지 않게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한옥의 가장 큰 특징은 온돌과 마루 그리고 깊숙한 처마다. 이는 모두 우리나라의 사계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온돌은 추위를 막기 위해 구들을 놓아 데우는 난방 방식이고, 마루는 더위와 습기를 피하기 위해 바닥을 지면에서 떨어지게 해서 만든 건물 구조이다.

깊숙한 처마는 비바람을 막아 주고, 낙숫물을 처리하는 구실 뿐만 아니라, 태양이 높게 뜨는 여름철에는 섬돌 아래에서 태양 광선이 멈추도록 함으로써 서늘하게 하고, 겨울에는 태양 광선이 방 안쪽 깊숙한 곳까지 들어올 수 있게 함으로써 따뜻하게 하는, 일조량 조절 기능을 하며, 위로 올라간 따뜻한 공기가 아래로 숙인 처마에 걸려 쉽게 빠져 나가지 못해 집 안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처마가 길어지면 온도와 습도의 조절에는 도움이 되지만 자칫 집안이 어두울 수 있다. 그래서 집안을 밝게 하는 방편으로 마당에 잔디나 화초를 심지 않고, 마사토를 깔거나 빈 공간으로 남겨 둠으로써 마당에 반사된 태양빛을 실내로 끌어들였다. 설사 직사광이 들어온다 할지라도 한지를 투과하면서 부드러운 빛으로 바뀌는 것이다.

마당을 비워두고 뒤란에 나무와 화초를 심어 그늘을 만들어 시원하게 해 놓은 것에는 대류현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안마당을 비워둠으로써 햇볕에 땅이 데워지면 가벼워진 공기가 위로 올라간다. 그러면 그 빈자리에는 뒤란에서 찬 공기가 이동해 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청마루에 앉은 사람은 뒤란으로부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쐬게 된다.

특히, 윤증 고택의 안채는 밖에서는 안이 잘 보이지 않지만 일하는 여성들은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손님들을 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즉, 부엌이 있는 안채의 서편 기단에 올라서면, 적당한 높이의 남쪽 담장 너머로 연못과 사랑채 앞마당은 물론이고 고택의 초입까지가 훤하게 보이고 돌아서서 북쪽을 바라보면 잘 여미어진 지붕 사이로 고택의 주산인 옥녀봉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뿐만 아니라, 곳간채 사이 공간은 배수는 물론이고 일사량, 습도, 통풍 등을 고려한 소위 바람 길을 만들어 놓았다. 남쪽은 폭이 150Cm가 되는 반면 북쪽은 그 폭이 60Cm정도로 집이 틀어져서 세워져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북쪽의 지붕은 거의 맞닿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도 우리 조상들의 여러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사고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계절풍은 대륙과 해양 사이에서 계절에 따라 탁월풍의 풍향이 반대가 되는 바람을 말하며, 특히 대륙 동안에서 잘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여름 계절풍은 해양에서 대륙으로 불며, 겨울 계절풍은 그 반대가 된다. 아시아 계절풍 지대는 적도 지역의 계절풍 지대와 중위도 지역의 온대 계절풍 지대로 나뉘며, 우리나라는 온대 계절풍 지대에 속하여 여름 계절풍보다 겨울 계절풍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아시아 지역에서 계절풍이 발생하는 원인은 육지와 해양의 비열 차뿐만 아니라, 상층 대기의 대순환. 즉, 제트류(jet stream) 그리고 히말라야 산맥과 티베트 고원 등과 같은 지형과 관계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부 아시아 지역은 겨울철에는 한대 전선이 남하하여 북서 계절풍이 탁월하고, 여름철에는 한대 전선이 북상하여 남동 및 남서 계절풍이 탁월한 편이다.

겨울철에는 시베리아 고기압과 알류산 저기압의 발달로 서고 동저형 기압 배치가 됨에 따라 북서 계절풍(전향력이 오른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 탁월하다. 겨울철에는 한랭 건조한 시베리아 기단의 영향으로 추위와 건계(乾季)를 이루며,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촌락 입지에도 영향을 준다.

여름철에는 남동 내지 남서 계절풍이 탁월한 편이나 겨울철에 비하여 풍향은 일정하지 않다. 여름철에는 북태평양 기단의 영향으로 더위와 우계(雨季)를 이루며, 이러한 기후 특성을 이용하여 벼농사가 발달하였다. 한편, 봄철과 가을철에는 우리 나라가 열대 기단과 극 기단 간의 전선대에 놓이게 되므로, 중국 쪽에서 오는 이동성 고기압과 이동성 저기압의 영향으로 풍향이 일정하지 않고 그 강도도 약한 편이다.


유체는 좁은 통로를 흐를 때 속력이 증가하고 넓은 통로를 흐를 때 속력이 감소한다. 유체의 속력이 증가하면 압력이 낮아지고, 반대로 감소하면 압력이 높아지는데, 이것을 베르누이의 정리라고 한다. 압력이 커지면 대기압이 유리관 속의 물기둥을 더 세게 누르므로 물기둥의 높이가 낮아지고, 압력이 낮아지면 대기압이 유리관 속의 물기둥을 약하게 누르므로 물기둥의 높이는 높아진다. 따라서 유속이 빠를수록 압력이 낮고, 유속이 느릴수록 압력이 높아지므로 압력을 측정하면 유속을 알 수 있다.

이 정리는 유체의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의 합이 항상 일정하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칙은 점성을 무시할 수 있는 완전유체가 규칙적으로 흐르는 경우에만 적용할 수 있고, 실제 유체에 대해서는 적당히 변형된다. 일반적으로 차압식유량계(差壓式流量計)라고 하는 유량측정장치는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1. [논제1.2] 출제의도

자연스럽다는 말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예로부터 인간은 자연을 닮고자 노력하여 왔다. 그 자연의 상태는 무리함이 없는 조화로운 경지이다. 인간도 자연의 한 부분으로 본다면 모든 사람에게는 변하지 않는 자연 본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동양철학은 그러한 본성의 자연스러움에 가치를 둔다. 그러한 본성의 경지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고 말하듯이 일체의 인위가 스며들지 않은 상태이다. 또한 어떠한 지적인 기교도 가해지지 않은 모습이다. 인간은 그러한 경지에 다가가고자 노력해 왔다.

편리한 삶을 위하여 자연을 훼손하면서도 이치에 맞는 명분을 찾았다. 그 명분은 자연스러움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오랜 갈망으로 이어져 온 ‘자연 친화’라는 말도 자연 그 자체로부터 벗어나 있지만 자연의 상태에 다가가고자 하는 바람의 표현이다. 그만큼 자연에 다가가고자 하는 바람은 자연의 섭리를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들의 생활에 받아들이는 것을 하나의 방법으로 여겼다. 이때 인간은 자신들의 가치로 명분을 찾았고 그것은 세상을 아우르는 질서가 되기도 했다.

제시문(가)를 통해 자연의 조화로움과 그 가치를 생각해보고, (나)에 설명된 ‘한옥’의 구조적 특성을 ‘자연에 거스름이 없는 상태를 지향하는 인간의 노력’으로 이해하여 그 의미가 어떠한 것인가를 밝혀보도록 했다.

[논제3] 출제의도

우리나라에서 부는 계절풍은 육지와 해양의 비열 차이가 큰 원인이 된다. 겨울철에는 한대전선이 남하하여 북서 계절풍이 탁월하고, 여름철에는 한대전선이 북상하여 남동 및 남서 계절풍이 탁월한 편이다. 공기의 흐름 또는 점성을 무시할 수 있는 완전 유체의 경우 좁은 통로를 흐를 때는 속력이 증가하고 넓은 통로를 지날 때는 속력이 감소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윤증고택의 가옥구조는 우리나라 사계절의 날씨와 기후변화에 아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안마당을 비워두고 뒤란에 나무와 화초를 심어 그늘을 만들어 시원하게 해 놓은 것에는 대류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곳간채 사이의 공간을 남쪽과 북쪽부분을 달리하여 바람길을 만들어 놓은 것은 공기의 흐름과 관련이 있다.

2. [논제 1] 모범답안

만물이 타고난 저마다의 본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을 때 세상은 조화로운 상태였다. 거기에 지적인 기교를 부린 것은 인간이다. 성인은 인(仁)과 의(義)로 가르치고 교화하려고 하였으나 오히려 본래의 모습으로부터는 멀어졌다. 인간이 아름답게 만든다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결국은 자연 그대로의 도(道)와 덕(德)을 손상하는 것이며 본성을 흐트러지게 하는 것일 뿐이다.

[학생예문]대전고3 박범기

논제1
제시문 (가)는 인간의 본성을 동덕으로 정의하고 보편성을 찾아낸다. 이 능력을 통해 인간은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한다. 기본적인 물질에 만족하여, 물질에 집착하지 않고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 하지만 인위적 사회규범은 개인의 행동을 가치판단 한다. 이는 인간의 본성이 구현되는 것을 막으며 개인의 행동을 구속한다. 일방적인 가치의 강조가 사회혼란을 야기하는 것이다.

논제2
윤증 고택은 자연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집의 모든 구조는 과학적 원리를 활용하며 이를 통해 생활의 편의를 도모한다. 이러한 태도는 자연을 인간행위의 대상으로 보는 환경 가능론적 관점을 보여준다. 자연을 변형시킴으로써 인간은 행복을 얻으려 하며 그 행위를 정당화 한다.

이러한 관점은 서구문화의 주축을 이루며 현대사회를 이끌어 왔다. 인간은 자연재해와 같은 부정적인 면을 개선하며 물질적인 성과를 이루었다. 실제로 자연을 이용하여 산업화에 성공한 서구 선진국은 자연재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후진국에 비해 기본적인 물질조건에 제약받지 않는다.

하지만 인위적인 개선을 중시하는 환경 가능론적 관점은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자연을 인간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대상으로 인식하고 개발을 중시한 결과 환경오염과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류는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또한 물질적인 측면에만 관심을 가지고 이를 얻기 위한 경쟁은 사회내의 대립과 반목을 일으켰으며 사회문제를 야기했다. 물질에 사로잡혀 인간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는 모습은 또 다른 문제점을 보여준다.

물론 인간은 현실에 기반하고 있으며 물질적 가치를 통해 살아가야 한다. 물질 중심적 입장이 기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여 기본적인 문제해결에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지나친 공급을 걱정할 정도로 물질이 풍부하다. 오히려 문제되는 것은 부의 절대적 부족이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과 같은 상대적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능론적 관점에서 벗어나 제시문 (가)에 나타난 인간의 본성을 중시하는 가치관을 지녀야 한다. 이에 따르면 인간은 기본적인 물질조건을 충족할 수 있으며 자연과의 조화를 통해 덕을 발휘한다. 사회 구성원간의 조화는 유대감을 증진하여 대립과 반목 등의 사회문제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을 인간과 공존하는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환경문제를 해결할 철학으로서도 기능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문제점은 한가지의 절대적인 가치만을 중시한 것에서 비롯한다. 물질적인 가치만을 중시하거나 새로운 가치관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폐쇄적 사고는 문제를 심화시킬 뿐이다. 자신과 다른 대상을 인위적으로 변화시키려 하지 말고 그 자체로서 인정하는 가치관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할 것이다.

논제3
자연의 흐름에 거스름이 없도록 한다는 것은 질서의 기본이 된다. 순리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선조들도 그 틀을 좇아 삶의 자연스러움을 추구했다. 한옥의 자연스러움도 자연과 잘 조화를 이룬다는 데에 있다.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지 않는 자연스러움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연의 섭리를 잘 알아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도달한 자연스러움의 경지란 어떻게 보면 인간이 얻고자한 편리함에 명분을 설정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 명분을 받아들이고 따르는 수용의 자세에서는 질서가 형성될 수 있다. 어디까지나 인위(人爲)임에도 자연의 가치를 지향하고자 하는 일관됨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인(仁)과 의(義)도 결국은 인간의 삶에 무리함이 없도록 질서를 얻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한옥에 부여된 자연스러움과 인(仁)과 의(義)라는 가치규범도 인간의 삶을 거스름이 없도록 소통하는 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관점을 달리하여 인간이 아무리 명분을 붙이며 자연을 닮고자 해도 인(仁)과 의(義)가 오히려 자연 본성을 흐트러지게 했다는 (가)의 논리를 옹호할 수도 있다. 인간은 결국 자연을 파괴하는 존재이며 한옥의 자연스러움은 자연을 이용한 데에 불과하다는 방향으로의 논의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주 장] 한옥의 ‘구조적 기능론’ 접근은 무난
‘편의성=서구문화’로 확대 해석 아쉬워

대학입학 전형의 논술시험에서는 출제의도를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시문을 주고 관점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어떠한 현상을 비판하라는 유형의 논술은 가장 일반적인 틀에 속한다.

이 경우 제시문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그 다음에 이어나가는 답안은 점점 초점에서 벗어나게 된다.

박범기 군의 답안에서 환경 가능론을 적용하여 윤증 고택과 같은 한옥이 구조가 과학적 원리를 이용하여 생활의 편의를 도모하도록 고안된 구조로 파악한 것은 무난하게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옥의 구조를 ‘가능론’에만 적용하여, 인간 중심의 편의성만을 추구한 서구 문화의 경우로 확대하고 있는 것은 논리가 지나치게 비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시문(나)에서는 한옥의 구조적 특성이 자연의 질서로부터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과학적 합리성을 담고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답안 후반의 ‘인간의 본성을 중시하는 가치관을 지녀야 한다’는 표현이라던가 ‘사회구성원 간의 유대감 증진’으로 ‘대립과 반목 등의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은 논의의 초점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논의의 핵심은 ‘한옥의 구조를 (가)의 관점에서 비판하는 내용’이어야 한다. <봉원준 ·보문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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