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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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 승인 2007-05-15 00:00
  • 신문게재 2007-05-16 21면
  • 김강덕 언론중재위원김강덕 언론중재위원
계절의 여왕이며 가정의 달이라는 5월이 벌써 중반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어린이 날을 비롯해서 어버이 날, 스승의 날, 그리고 성년의 날을 망라해 이달 안에 들어있는 것을 봐서는 정말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일깨워 주는 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가정의 달을 앞세우고 있음에도 불구, 듣기에도 섬뜩한 얘기들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어 가슴이 아려온다.

월초에는 여고생이 떼를 지어 다니면서 동급생을 린치했다가 경찰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가 하면 제주에선 어린이를 유괴 살해한지 한 달도 안돼서 또 다시 대전에서 어린이를 유괴, 협박하던 사람이 법망에 걸려드는 등 온통 사건사고가 판을 치고 있는게 오늘의 현실이다.

더욱 더 가관인 것은 경찰의 발표 내용이긴 하지만 이 지방 대표기업이라 할 수 있는 H그룹의 총수가 자신의 아들이 술집에서 맞았다고 해서 조직폭력배까지 끌어들여 폭행을 가했다가 사법처리를 당하는 등 입에 담기조차 수치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사건`사고가 일어 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만큼 사회의 혼돈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게 이 시대상이 아닐까 싶다.

무엇이 우리 사회를 이 지경까지 좀먹게 하고 있는 것일까?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이같은 사회상을 한마디로 진단내리는게 어불성설이라는 것을 부인하긴 힘들다. 그러나 이같은 현실이 교육의 부재에서 비롯된게 아니냐는 시각이 사회적 통념이라는 것이 지배적임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오래전에 우리사회엔 이상스런 우스갯 소리가 널리 회자됐었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내용인 즉슨 학교는 있되 교육은 없고 선생은 있되 스승이 없다는 게 바로 그 소리다.

얼마나 교육이 황폐화됐길래 이같은 얘기가 번졌을까 다시한번 가슴에 손을 얹고 되새겨 봐야할 대목이다.

물론 학교에만 책임을 돌리기엔 한계가 있음을 부인하진 않겠다. 그러나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스승다운 스승을 눈씻고 찾아보기가 힘들다면 과연 이 나라의 장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그저 모골이 송연해질 뿐이다.

학교에서의 수업이 교육의 범주를 뛰어 넘지 못하고 고작 지식전수에 급급하고 상급학교의 진학률에만 매달리고 있다면 학교폭력 등 사건`사고가 줄어들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난센스일 수 밖에 없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해서 학교안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벌을 가하라거나 지식전수를 외면하라고 요구하지는 않겠지만 선생님 스스로가 현실에만 안주만 하고 있다면 한심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선생님들 스스로 스승의 길을 찾아 고민해야 하며 교권을 실추시키는 일은 자제하는 길만이 교육이 살아나는 길이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선생님이라는 직분을 망각, 머리에 붉은띠를 동여매고 교실을 벗어나 길거리에 뛰쳐나가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것도 교육을 황폐화 시키는 일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명분도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자라나는 세대들인 학생들은 선생님을 보고 그대로 배워나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감성적인 사고를 벗어나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대응해 나가는 성숙한 의식이 필요하진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울러 교육의 황폐화는 교사나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와 가정도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부인하진 않겠다. 일부 선생님들 사이에선 학교선생보다는 학원선생이 훨씬 낫다는 시쳇말를 유념해야할 일이다. 사실확인이 안되는 말이지만 학원안에서의 체벌엔 너그러운 학부모들이 학교에서의 체벌엔 눈에 불을 켜고 덤벼드는게 오늘의 현실이라는 자조적인 얘기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학교교육이 되살아 나야한다. 교권이 확립되어야 한다. 이 길만이 학교폭력이 사라지고 건전한 국민이 양성되는 지름길 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선생님, 학부모 모두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 더 이상 우울한 5월을 맞아서는 안된다. 이번 5월을 맞아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은 말끔히 띄워 보내자. 말 그대로 계절의 여왕 5월을 맞기위한 심기일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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