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6월 항쟁 20주년을 맞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큰들문화예술센터가 제작한 마당극의 제목이다.
게임과 영상미디어에서 푹 빠져 있는 초등학생들이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초청공연형식으로 모 초등학교 강당에서 300여명의 아이들과 같이 보았다. 이 아이들과 강당에서 인형극을 같이 보았을 때와 다른 점이 있는 것 같다.
내용을 ‘괴물`이라는 대중영화에서 빌려오거나 ‘칼라 똥` 혹은 ‘외계인`이라는 아이들에게 친근한 소재를 이용하여 그곳에 함께한 아이들과 호흡을 같이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모여 있는 아이들이 노래를 같이 힘차게 부르며 주인공 어려울 때는 힘내! 힘내! 하면서 안타까워 하였다. 그리고 나쁜 사람이 나오면 야유하는 등 배우들과 쉽게 동화되는 모습을 보았다.
축제나 행사에서 하는 마당극은 주로 땅바닥이나 마룻바닥 같은 곳에 관중이 둘러앉는 열려진 공간에서 진행된다. 원으로 객석에 열려진 마당판은 관중의 적극성과 자발성을 유도하고 관중은 배우를 보고 웃기도 하지만 맞은편 관객이 웃는 모습을 보고 따라 웃기도 한다.
배우들은 극 전체의 흐름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적절히 즉흥적 응답을 함으로써 관객들과 호흡을 같이 한다. 배우와 관중이 서로 집단적인 대화를 하듯 호흡하고 그것은 신명을 유발한다. 의상과 분장이 사실적이기보다는 특징적이며, 탈을 쓰기도 한다. 무대는 세트를 거의 쓰지 않고 한쪽에 대형 걸개그림을 걸거나 깃발, 여러 용도로 사용되는 긴 천 등이 스펙터클을 만들어준다.
매번 문화제나 축제 마당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은 무대가 있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둔 후 플라스틱 의자들이 열을 이루어 군대에서 사열하듯이 줄 맞추어 관객들이 앉아있다. 무대에서는 공연하되 관객과 호흡하기에는 너무 거리감이 있다. 무대의 열정이 객석의 관객에게 전달되기에는 미흡한 공연장의 구조이다.
축제는 모름지기 공연하는 자와 보는 자의 소통과 연대를 전제로 한 감정의 교감이 아닐까 한다. 공연 내용도 낮은 곳에서 사는 자들의 희노애락을 이야기하고 거대 매체미디어에서 소외되어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더하고 보탤 것 없이 있는 그대로 할 수 있는 공간이 축제의 공간이어야 한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즐거움에 빠져있는 아이들과 오프라인 상에서 같이 하려면 어떤 틀의 문화가 좋을까? 그 중 하나가 마당극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이야기를 마당극으로 만들고 또 스스로 배우가 되어 나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려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방법도 좋은 소통방법이 될 것이다. 기성세대와 대화 단절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게 하는 방법 중 하나일 수도 있을 것이다.
버르장없는 아이들, 이해할 수 없는 아이들, 어쩔수 없다고 포기하기 전에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5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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