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사는 지역을 개발해서 못사는 지역을 먹여 살리는 방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임을 체감하게 된다. 강북 개발 프로젝트는 한강변에 가깝고, 적합한 주거환경을 가진 강북지역을 집중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서울시 또는 강북의 지역 업그레이드 전략이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비단 서울시 사례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 업그레이드의 발전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는 지역주민에게 돌아가는 파이(pie)조각을 키우기 위해 발전역량을 통합하고 집중하는 방향이고, 두 번째는 장기간 지속되는 지역 내 불평등과 저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전의 초점을 전격적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우리지역에도 이러한 두 가지 방향의 지역 업그레이드의 움직임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
대전의 경우는 과거 구도심을 살리고, 동구지역의 개발을 수행하기 위한 재래시장 활성화, 주거 환경개선 사업들을 진행해왔고, 무지개 프로젝트(rainbow project)라는 특정 지역개발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왔다. 충남의 경우는 충남테크놀로지 파크를 조성하여 지역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업그레이드 형태의 사업을 발전시켜왔다. 창업에 필요한 지원금을 지원하는 지역 벤처투자조합의 활동을 강화하여, 실제로 관련 기업들이 연간 1천 500억의 수익을 내고, 코스닥에 상장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충남의 이러한 노력은 지역발전의 역량을 집중하여 지역기업을 보호하고 키우는 통합성 지역 업그레이드의 실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지역 업그레이드의 움직임의 방향이 어떤 것이든지 대부분의 지역의 업그레이드 전략은 지방정부의 ‘단독주행’으로 시작하고 종결된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이것은 지역 업그레이드 전략이 단순한 지방정부의 정책 이벤트로 활용되고,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지역의 다운 그레이드(down grade)를 가능토록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 업그레이드 운동은 단순한 동원이 아닌 이른바 공동생산(co-production)을 통해 지속되어야 한다.
한 지역인사는 지역기업을 키우고 살찌우는데 지역 소비자들의 구매행위가 중요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지역 언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바 있다. 이는 지역 업그레이드의 방향이 무엇이든지 간에 적절한 파트너십과 참여가 지역 업그레이드 전략에 있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의 지역 업그레이드는 얼마나 많은 파트너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또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 동질적인 지역의 문화와 전통, 그리고 특정한 지역성(locality)이 지역 업그레이드를 수행하는데 중요한 변수가 됨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전통적인 지역주민간의 협조문화, 동일한 공감대, 그리고 지역의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 등이 지역 업그레이드를 발전시키는 동인이며, 그러한 차원에서 지역 업그레이드는 사회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을 중심으로 우리지역을 업그레이드 할 것인가에 대한 지역의 다양한 참여자들의 고민이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관련 정책은 계속 만들어지는, 실상 지역사회는 업그레이드 전략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현실이다.
협조와 지역의 고유한 특성이 조화되는 새로운 형태의 지역 업그레이드야 말로 지방자치 시대의 발전 동력이고, 이를 위해 수행하는 역할분담이 지역생활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지역개발과 발전 전략을 기획하는 자치단체는 이제 정책을 개방하고, 이에 필요한 지역 협조자를 구하는 방향의 업그레이드 운동에 관심을 기울여 지속가능한 업그레이드 운동을 확산시키는데 주력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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