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논술 짱]국내입양 활성화 방안 무엇인가?

[나는야 논술 짱]국내입양 활성화 방안 무엇인가?

중도일보-대전광역시교육청 공동기획 중학논술

  • 승인 2007-05-09 00:00
  • 신문게재 2007-05-10 12면
문제
제시문 (가)에 나타나는 문제를 진단하고, (나) 시의 감상을 바탕으로 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술하시오.

※유의사항
①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
② 1400자(±100) 분량으로 쓸 것
③ 시간은 120분임.



입양에 대한 인식과 입양 문화를 개선하자는 사회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입양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애 아동에 대한 국내 입양의 경우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입양은 2001년 1천770명, 2002년 1천694명, 2003년 1천564명, 2004년 1천641명, 2005년 1천461명 등으로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중에서 장애 아동의 국내 입양은 2001년 14명, 2002년 16명, 2003년 20명, 2004년 7명, 2005년 27명 등으로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운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 아동을 해외로 보내는 국외 입양은 2001년 2천436명, 2002년 2천365명, 2003년 2천287명, 2004년 2천258명, 2005년 2천101명 등으로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그나마 ‘아동 수출국’이라는 오명에서 탈피할 수 있는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외 입양 중에서도 장애 아동을 입양한 경우는 2001년 743명, 2002년 827명, 2003년 649명, 2004년 705명, 2005년 737명 등으로 국내의 장애 아동 입양과 비교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복지부 아동복지팀 이석규 팀장은 “그래도 과거에 비해 국내 입양이 조금은 늘어나 전체 입양 현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0%에서 40%대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국내 입양 활성화를 위해 그간 입양 기관별로 관리하던 입양 대상 아동 정보를 한곳에 모은 입양정보센터(www.gaips.o r.kr)를 개설해 예비 양부모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입양특례법 개정을 통해 입양의 날(5월11일)과 입양 주간(5월1∼17일)을 제정하는 등 입양 문화 개선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 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 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 주지 않는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 정호승, ‘슬픔이 기쁨에게’-


[통계자료 통해 입양실태 진단]
시적비유.상징 의미 정확히 분석
논제분석·출제의도 파악

이 문제에서는 (가)의 통계 자료를 분석하여 우리 나라 입양 실태를 진단하고, (나) 시의 감상을 바탕으로 하여 국내 입양을 활성화할 수 있는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나) 시에서 화자(話者)는, 청자(聽者)인 ‘기쁨’이 사랑에 무관심한 채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임을 일컬으며 질책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사회의 아픔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한가를 (가)의 입양 통계 자료가 입증해 주고 있다.

(가)에서 통계 자료를 확대하거나 왜곡하여 해석하지 않기 위해 수치들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국내 입양이 정체되어 있는 실태와 특히 장애 아동이 국내에서 입양되기가 어려운 문제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런 문제의 원인은 혈연 중심적인 우리 사회가 아직도 입양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또한 정부의 입양 지원 정책에 문제가 있기 때문임을 유추해 본다.

시를 감상할 때에는 비유적인 말의 뜻과 상징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나)에서 시인은 자신의 행복과 안일을 위해 남의 아픔에 무관심하거나 그 아픔을 돌볼 줄 모르는 이기적인 세태를 비판하면서 사랑이 위대하고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고통을 품을 줄 알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제시문을 꼼꼼하게 읽고 해석한다는 것은 그 안에 이미 주어진 논제의 해답과 서술 방식을 끌어낸다는 것으로, 이러한 작업이 선행될 때 비로소 읽는 이에게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야’만 하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관심과 연대의 필요성을 납득시킬 수 있게 된다.

마지막 과정으로 (나) 시에 대한 감상은 제시문 (가)의 사회 문제와 연관지어 실천의 의미까지 환기시킴으로써 해결 방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그런데 단순히 ‘이기적인 태도를 버리고 입양에 관심을 가져 사랑을 베푸는 삶을 살자.’는 식의 당위적이고 추상적인 목표 제시만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시의 감상을 매개로 하여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사회의 아픔을 함께하고자 하는 삶의 자세를 지님으로써 국내 입양을 활성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학생예문]
대전탄방중 3학년 이지수
편견없는 열린사회 만들자

▲ 이지수 대전탄방중 3학년
▲ 이지수 대전탄방중 3학년
우리 주변에는 친부모와 헤어져 새로운 가정을 필요로 하는 아동이 매년 1만여 명씩 발생하고 있다. 그 중 외모가 예쁘고 건강한 아이 15%만이 국내에 입양되고 있으며 특히 보살핌이 절실한 장애 어린이의 국내 입양은 2% 수준에 불과하다. 이웃의 고통에 무관심한 채 자신만의 행복과 안일을 위해 살아가는 이기적인 우리로 말미암아 세계 최저 수준의 저출산 재앙에 직면한 터에, 해마다 2천 명이 넘는 아이를 외국의 양부모에게 맡기는 기막힌 역설이 자행되고 있다.

경제 성장, 문화 발전, 민주주의 정착 등을 근거로 많은 사람은 우리나라가 곧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진정으로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려면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돼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웃의 아픔을 보듬고 소외된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의식의 성장과 혈연을 뛰어넘는 의식의 열림이다.

이런 점에서 가정의 달인 5월에 한 가족(1)이 한 아동(1)을 입양해 건강한 새로운 가족(1+1)으로 거듭나자는 취지에서 5월 11일 제정한 ‘입양의 날’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이 날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이 입양에 대해 관심을 갖고, 올바르게 이해하며, 입양을 결심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입양의 근원은 사랑이다. 그래서 흔히 입양 자녀들을 사랑으로 낳은 아이들이라고 한다. 사랑을 주려고 준비된 가정에서 이뤄지는 입양은 아름다운 일이다. 하지만 입양을 쉬쉬하는 문화 탓에 나중에야 비밀을 알게 되는 아이들이 받는 정신적 충격이라든가 정부가 입양 기관에 허가만 내주고 알아서 하라는 식의 입양 지원 정책 등으로 희생과 고통이 따를 수도 있다.

국내 입양을 활성화하고 확대하기 위해서는 아동 중심의 입양 운동이 전개되어야 하고 그동안 입양의 발전을 막아 왔던 법적, 경제적, 사회`심리적인 장벽들을 하나씩 개선하려는 구체적인 노력이 실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입양의 호적 기재 방법을 개선하고 입양 가정에 대해선 경제적인 지원을 해 주어야 한다. 이와 함께 장애아 입양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고, 입양아와 부모간 적응을 위한 입양 휴가제 도입도 필요하다. 더불어 입양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교육 및 사회 운동 등도 적극적으로 병행해야 한다.

여러 가지 사랑 중에서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사랑은 부모의 사랑이다. 그래서 유엔아동권리협약은 가족 없는 어린이는 위탁 가정이나 입양 가정의 보호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성장하려면 가족의 행복과 사랑, 이해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더 중요한 건 ‘가슴으로 낳은 자식’을 사회 전체가 포용하는 일이다. 자신의 안락한 삶만을 소중히 여기는 우리가 남의 아픔에 눈물을 흘리고 연대할 수 있을 때 입양에 대한 편견을 씻어내고 혈연을 뛰어 넘는 열린 의식으로 우리 사회는 한층 성숙하게 변화될 것이다.


[총 평]
분석능력 탁월… 객관적 논증절차는 노력해야

▲ 조주호 대전탄방중 교사
▲ 조주호 대전탄방중 교사
논점이 일탈되지 않은 논술을 쓰기 위해서 먼저 글 전체의 방향을 설정하는 과제가 되는 쟁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쟁점은 지시문(문제)과 제시문 속에 들어 있는데, 이 논제에서의 쟁점은 제시문에서 찾을 수 있다. 제시문에는 쟁점이나 개념에 대한 설명, 그리고 문제의 실태 등이 들어 있다. 따라서 제시문의 독해 능력은 논술의 성패(成敗)를 좌우하는 주요한 요건이 된다. 그리고 제시문 분석의 열쇠는 지시문에 들어 있기 때문에 지시문의 요구를 면밀히 검토하여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을 분석해야 한다.

지시문에서 요구하는 대로 우선 제시문 (가)의 통계 자료와 기사 내용에서 밝히고 있는 현재 우리 나라의 입양 실태를 근거로 입양에 대한 국민 인식과 우리의 입양 문화에 대한 태도가 지닌 문제점은 무엇이지, 또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진단할 수 있다. 그런 다음 제시문 (나)에 주어진 시에서 화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바탕으로 제시문 (가)에서 진단한 문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이지수 학생의 글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입양 문화에 대한 문제 의식과 입양 실태를 제시문 (가)에서 비교적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다. 그리고 비유나 상징으로 주제 내지는 쟁점이 암시되고 함축되어 있는 시 (나)에서 작가가 의도하는 바를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여 성실하게 자신의 논지를 전개하고 출제자의 요구 조건을 담은 유의 사항을 점검하여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려고 노력한 점도 돋보인다.

이지수 학생은 논제와 제시문의 의미를 찾아 연결하는 이해 분석 능력은 뛰어난 편인데 비해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 치밀하고 객관적인 논증의 절차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발견된다. 꼼꼼한 논증의 절차를 생략함으로써 입양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이 이성적이지 못한 점과 자신이 알고 있는 배경 지식으로 문제의 해결 방안을 성급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이 글에서 입양의 실태를 진단하고 있는 형식 단락 ①과 문제 제기를 위한 화제 도입 단락 ②의 순서가 바뀌고 단락들이 서로 인과 관계에 의해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점도 지적할 수 있는데, 치밀하고 객관적인 논증의 절차는 또한 문단의 긴밀성을 유지하는 글쓰기에도 도움을 준다.

논술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독창적으로 풀어내는 창의성이다. 자신의 생각을 독창적으로 풀어낸다는 것은 아무도 모르는 생각을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나의 눈’으로 문제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고민함으로써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제시하는 과정을 뜻한다. 따라서 주어진 논제에 대해 배경 지식이 부족하고 깊이 있는 사고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주어진 자료를 주도면밀하게 검토하고 그 안에서 문제의 원인에 대한 분석을 성실히 함으로써 고민의 단초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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