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국제단위(법정단위)로 통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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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국제단위(법정단위)로 통일하자

  • 승인 2007-05-07 00:00
  • 신문게재 2007-05-08 21면
  • 최종오 표준품질팀 책임연구원최종오 표준품질팀 책임연구원
▲ 최종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표준보급부 표준품질팀 책임연구원
▲ 최종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표준보급부 표준품질팀 책임연구원
소고기 1근은 600 그램(g)이고, 과일 1근은 400 그램이다. 하지만 어느 식당에 가느냐에 따라 고기 1인분이 90그램이 되기도 하고, 450그램이 되기도 한다. 여기에서 그램은 측정에 사용하는 단위이다. 단위는 흔히 크기와 양을 나타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 된다. 우리가 크기에 대해 설명하고자 할 때, 상대방이 그 크기를 인식하고 공감할 수 있는 단위를 사용하여야 원활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의미하는 바가 서로 달라 의사소통 할 때 뿐만 아니라 상거래 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경상도의 논 1마지기와 경기도의 논 1마지기는 그 넓이가 서로 다를 수 있다. 말로만 같은 ‘마지기’라는 단위를 사용하였을 뿐이지, 사용자에 따라 그 넓이를 의미하는 바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7월부터 정부는 비 법정단위 사용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올바른 단위를 사용하도록 법으로 규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민들이 평소에 사용하던 평겣톩근 등 몇 개의 단위를 쓸 수 없게 되어 불편이 예상된다. 하지만 그러한 불편은 예전 신발의 크기를 나타낼 때 사용하던 ‘문수’처럼 쉽게 사라질 것이다. 비단 통일된 단위 사용의 중요성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단위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단위의 통일을 위해 세계 각국은 많은 노력을 해왔다.

산업혁명 후 국가 간의 거래가 활발해진 유럽은 거래 단위의 통일이 필요했다. 세계 각국과 거래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국가마다 다른 거래단위 사용에 따라 혼란이 커졌다. 이에 유럽은 1875년 미터협약을 체결하고 단위의 통일을 이루고자 하였다. 일본은 우리나라를 지배하면서 일본과 한국 간의 거래 단위에 대한 통일을 시도하였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근겷큱평 등의 크기는 그 때 정해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산업화의 기틀을 다지면서 국제거래의 필요성이 커지자 1959년 미터협약에 가입하였고, 1961년 미터법의 단위를 법정단위로 정하였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1.5미터(m) 또는 500그램 등의 크기에 대한 일종의 ‘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116제곱미터(㎡) 아파트라고 하면 그 넓이가 쉽게 와 닿지 않는다. 흔히 35평 아파트라고 해야 그 크기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아파트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평수를 사용하다 보니 그것에 너무 익숙해진 탓이다. 현재 아파트를 사고 팔 때 평수를 단위로 사용하지만 사실은 제곱미터를 평으로 환산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같은 평수의 아파트이지만 실제 그 크기가 다르게 느껴질 경우에는 정확한 크기를 알기 위해 제곱미터로 된 자료를 보아야 한다. 이처럼 우리는 실제 측정해 낼 수 없는 단위를 사용함으로써 크기에 대한 인식의 이중성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사용하는 단위의 혼란에 의한 피해는 오로지 소비자들의 몫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는 나라의 경제 질서 확립과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하여 비 법정단위를 사용하는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법적 규제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것을 사용하는 국민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시행 초기에는 비 법정단위를 사용하지 못해 불편함이 따를 것이다. 하지만 이제 학교에서 배우는 단위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위를 통일할 때이다. 옛날의 평, 근 등은 유물로 잘 보관하고 상거래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국제단위인 법정단위를 확실하게 사용하여야 한다. 이제 우리의 후손들을 위하여 우리 모두가 단위의 통일을 위하여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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