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야기]왕자와 공주 그리고 우리들의 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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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야기]왕자와 공주 그리고 우리들의 노후

오종남 박사의 행복 이야기

  • 승인 2007-05-02 00:00
  • 신문게재 2007-05-03 21면
  • 오종남 박사오종남 박사
필자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50년대 말부터 60년대 초 친구들의 평균 형제자매 수는 대략 6명을 웃돌았습니다.

인구학에서는 합계출산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여성 한 사람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를 나타냅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성공적인 우리나라의 가족계획은 이 합계출산율을 1.1명 수준으로 하락시켜 지금은 형제자매가 없는 무녀독남이나 무남독녀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 되었습니다. 이를 우리들은 소위 저출산율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먼저 하나밖에 없는 이들의 오늘과 그리고 대략 30년후를 한번 생각해보기로 합니다.
각 가정마다 하나밖에 없는 아이들은 아들이든 딸이든 성별을 막론하고 각 가정의 중심인물이 됩니다.

우선 부모는 그들의 입에서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대령하는 직속 하인이 됩니다. 그 뿐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또한 아이들을 위하기는 마찬가집니다. 이래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직속 시종을 여섯명까지 거느린 왕자내지는 공주가 됩니다.

이들이 어려운 시절에 먹을 것 못 먹고 자란 그들의 부모세대를 이해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소풍가서 모처럼 사들고 온 사이다가 뜨뜻미지근 해지도록 아까워 못 마시고 점심 때까지 기다리던 추억을 가진 부모가 행여 부족할 새라 사서 넣어둔 냉장고 문만 열면 마시고 싶은 음료수 먹고 싶은 과일은 다 있습니다.

1960년 4·19 나던 해 아들의 총에 일가족이 몰살당한 이기붕 당시 부통령의 집에서 수박이 나왔다는 뉴스가 신문에 보도되자 온 나라가 이기붕 부통령을 손가락질 하던 것이 우리 나라의 경제수준이었습니다. 지금은 중산층 집에만 가면 냉장고 속에 계절과는 관계 없이 수입 과일이나 온실 재배 과일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들이 자라서 30 전후가 되었을 때를 상정해 봅니다. 이제 막 학교를 마치고 특히 남자 같으면 군복무 마치고 직장을 잡은 지 채 얼마 안된 초년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부모는 45세 정년이라는 45정이니 56세에도 직장에 다니면 도둑이라고 불리는 56도니 하는 요즈음 같은 세태가 지속된다면 실업자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면 이 왕자나 공주는 어려서 호강하던 것과는 반대로 이제는 부모는 물론 살아 계신 조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지게 됩니다.

예전 자녀가 6명이상이고 부모님이 대략 회갑을 전후해서 돌아가시던 세태에는 모실 사람은 6명인데 비해 모셔야 할 대상은 상대적으로 적어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노인들이 대강 노후를 자식들에게 의탁할 수 있었고 자식들도 그런대로 버틸 만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자녀는 한둘인데 부모는 80~90세까지 살게되는 세상이 온다면 그 자식이 아무리 효심이 있다한들 부모 모시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여러분께서는 필자가 이 글을 왜 쓰고 있는지 궁금해할 지도 모릅니다.
진정한 자식 사랑은 지금 자신이 무리해서 자식 뒷바라지를 하다가 노후에 자식에게 손을 벌리는 부모가 아니라 지금 자식에 대한 투자와 스스로에 대한 투자를 적절히 안분해서 늙어서 자식에게 부담 안주는 부모가 되는 것이라는 점을 재삼 강조하고자 함입니다.

자식 믿고 무리하게 분에 넘게 뒷바라지 하다가 노후에 자식에게 용돈이나 생활비를 달라고 손 벌렸을 때 “누가 자기 먹을 것도 안남기고 내 뒷바라지 하랬어요?” 라고 되묻는 자식을 원치 않거든 오늘 이 순간부터 정신 바짝 차립시다.

말은 쉽지만 어디 그리 쉬운 일이냐고요? 물론이지요. 말보다 실천이 정말 어려우니 제가 재삼 반복해서 말씀드리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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