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원도심과 서남부 신도시 개발지역을 연결하는 간선도로망으로서의 의미를 부여받고 있는 월평공원 관통도로는 성장주의 개발만능의 시대, 도시는 무한정 성장할 수 있다고 믿던 시대의 산물이다. 120만평 작은 숲이지만 정림동에서 월평동에 이르는 20만 원도심 정주민의 뒷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고 정서안정과 휴식처를 제공해온 월평공원, 대전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으나 1천종에 이르는 방대한 동겱캣걋?서식하고, 20여종의 희귀한 생물들이 서식하며 생명을 이어나가는 아름다운 자연생태계에 대한 생태, 환경적 고려는 전혀 없이 도로와 도로, 택지와 택지를 연결하는 지도상의 선으로 구획됐다는 말이다.
그러나 월평공원의 계곡과 습지, 갑천을 대규모로 훼손하면서 이 구간을 연결하는 것이 옳은지,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 대전의 주요 간선도로망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지에 대한 판단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대전시의 주장은 세 가지다. 이 도로가 연결되지 않으면 계룡로와 계백로에 교통대란이 일어난다, 서남부권과 원도심을 연결하는 간선도로가 필요하다. 차량정체 및 운행시간 연장에 따른 대기오염 등 경제`환경적 손실이 크다는 점이다. 그러나 대전의 교통문제와 맥을 같이하는 이 문제들은 동서로가 내동에서 단절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대전시의 교통정책이 자동차 증가에 따른 도로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대중교통으로 시민의 이동을 편리하게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계룡로와 계백로의 교통정체문제는 현재 우회도로가 건설되고 있는데다 서남부권의 도로와 갑천고속화도로를 연결하면 현재 우려하는 것처럼 교통대란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지하철 1호선 개통으로 교통량 감소효과도 있다.
서남부의 인구증가로 계백로와 계룡로의 교통량이 늘어나기는 하겠으나 서남부권 주민들의 통행방향이 원도심보다는 둔산신도심과 대덕지역, 공주나 논산지역일 가능성이 높아 원도심 연결도로의 주장이 퇴색된 측면도 있다.
시민사회의 우려섞인 목소리를 외면해온 대전시가 원도심에 이어 둔산의 공동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는 서남부 개발계획의 재조정과 그에 따른 월평공원 관통도로의 재검토를 논의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왔다. 대전시는 관통도로 건설이 구시대의 철학에 기초한 사업으로 변경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문화복지시대의 도시공간설계와 시민의 환경권을 증진하는 토지이용에 착안하여 서남부 개발규모를 조정하고 관통도로를 재논의하는 열린 자세로 나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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