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담장 허물듯 마음 벽 없애자”

來田 고현철 대법관 사법부 신뢰회복 해법 제시

▲ 고현철 대법관 겸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30일 대전지법을 방문기자간담회를 가졌다. @ 지영철 기자

시민들로부터 불신받고 있는 사법부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고현철 대법관 겸 중앙선관위원장이 30일 대전지법 대회의실에서 제시한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법원 가족들이 마음의 벽을 허물고 충실히 재판 및 민원 업무를 수행할 때 신뢰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대전법원이 대전시의 담장 허물기 운동에 동참해 법원의 담장을 허물기로 한 것은 큰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는 게 고 대법관의 생각이다.

즉, 실제로 존재하는 담장을 허물면 시민과 법원 사이의 마음의 벽도 없어지고, 시민 속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법원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민사재판의 경우 당사자들의 진술 기회를 보장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고 대법관의 충고다.

당사자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당사자의 절차 `참여권의 보장`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고 대법관은 당사자가 직접 절차에 참여하지 않고 대리인이 선임되어 있는 사건에서도 당사자가 방청석에서 재판의 진행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형사재판의 경우는 특히 피고인의 진술권을 보장하고, 증거신청도 가급적 받아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고 대법관은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진술을 막거나 신청한 증거가 채택되지 아니하면, 재판부가 이미 예단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라고 설명한다.

최근 들어 피고인들이 양형보다는 재판절차의 불만으로 상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고 대법관은 또 민원인들에게 가급적 친절하게 안내하고, 법원 내 소란행위 등에 대하여는 단호하게 대처할 필요성도 주문했다.

고 대법관은 "법원의 권위는 중요하나 그 권위는 국민의 신뢰와 존경에서 나오는 것이고 국민을 떠나서는 법원이 존재할 수 없다."라면서 "우리 국민은 아직도 법원이야말로 마지막으로 기댈 곳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여전히 많은 기대와 신뢰를 보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