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서 펼쳐지는 예술에 디지털기술이 도입되면서 무대기술도 첨단화되어가고 있고, 예술가들은 이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과학자, 디자이너, 건축가 등 타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중시하고 있다. 무대예술의 구성요소는 무대, 배우, 관객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세 요소의 속성이 계속 유지되더라도 디지털기술이 도입되면서 문화소비의 형태가 변화되고 공연제작의 방법 자체가 변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무대를 구성하는 무대장치, 소품, 조명 등은 디지털로 구현되는 홀로그램, 3D 영상, VR 등으로 대체되고, 배우의 역할도 상당부분 아바타나 로봇이 대신할 것으로 본다. 무대의상도 디지털 패션으로 표현이 가능하고, 음향도 완벽한 입체감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물리적으로 한정된 무대 공간 역시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세계 어디나 무대가 될 수 있는 4차원적 무대 확장이 가능하다.
디지털 시대이기 때문에 모든 기준이 디지털에 맞추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주체라는 사실을 망각하면 자칫 디지털 우상화에 빠질 수 있다. 우주학자 스티븐 호킹이 지구에서 갑자기 모든 문명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 것처럼 네트워크 장애로 발생할 지구 대혼란에 대한 안전장치가 없으면 인간은 역시 나약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어지러울 정도로 급변하는 디지털문화시대에 살면서 예술가들이 현상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예술가들이 생산하는 디지털콘텐츠의 예술성을 향유하는 것은 당연히 문화소비자의 몫이지만 앨빈 토플러가 예측한 소비자주권시대에 무대예술마저도 관객이 만들어가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관객은 더 이상 객석에 머물러있지 않고 디지털기술로 작품에 함께 참여한다. 극도로 사용된 디지털기술이 한 무대에서 공연시간동안 순조롭게 진행되어 ‘디지털 퍼포먼스`라는 장르가 온전한 무대예술로서 완성되어 관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것이라는 예측은 당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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