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미움 마시고 사랑 내쉬다

  • 문화
  • 영화/비디오

[영화]미움 마시고 사랑 내쉬다

들숨.날숨 치유방정식 ■숨-출연 : 장첸, 박지아, 하정우

  • 승인 2007-04-26 00:00
  • 신문게재 2007-04-27 11면
  • 안순택 편집위원안순택 편집위원
연, 사형수 장진에 ‘사계절 선물’
분노.증오가 있어야 화해도 가능
순해진 김기덕 그래도 할말은 한다


“증오가 들이마시는 숨이면 용서는 내쉬는 숨이다. 미움이 날숨이면 이해는 들숨이다. 질투가 들숨이면 사랑은 날숨이다. 이렇게 숨 쉬다 보면 물과 기름도 하나가 될 것이다. 우리는 숨이 막힐 때까지 증오하고 용서하고 미워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기덕 감독의 설명처럼 ‘숨’은 욕망과 감정의 뒤얽힘을 호흡을 통해 이야기한다. 증오와 용서, 미움과 이해 같은 감정들은 양극단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 감정들이 하나로 섞여 경계가 사라지는 걸 꿈꾼다. 그는 영화 안에서 점차 현실이라는 테두리를 지워나가면서 그 꿈이 실현 가능한 지점들을 발견해 나가려고 한다.


사형수 장진(장첸)은 자살하려 하지만 미수에 그친다. 남편의 외도에 충격을 받은 연(박지아)은 우연히 TV에서 그의 소식을 접하고 교도소로 향한다. 연은 장진을 위해 사계절을 선물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연은 죽음 외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던 장진에게 삶의 의욕을 다시 불어 넣는다.

장진에게 남겨진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담겨진다. 연은 계절 빛으로 벽을 온통 도배하고 그 계절에 맞는 노래를 부른다. 연이 부르는 노래는 이 영화가 상처받은 인물들을 어루만지는 방식이자 김기덕 감독이 14번째에 이르러 터득하게 된 또 하나의 치유의 경지로 보인다.

대사 한 마디 없이 눈빛과 표정만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장첸의 연기가 눈부시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반복되고 겹쳐지는 이미지들을 그냥 그 자체로 즐기시길. 과거의 영화와 달리 ‘숨’은 화법도 쉬워졌고 웃음도 깊이도 있다. 관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여유가 묻어난다. 김 감독은 화해의 손을 내밀고 있다. 청소년 관람 불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가 도안신도시로 변화한 분위기다. 대다수 단지에서 미분양이 속출했는데, 유일하게 도안지구의 공급 물량만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하반기 일부 단지의 분양 선방으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내년에 인건비와 원자잿값 상승,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 등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도안 2-2지구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 2차 1·2순위 청약접수 결과, 총 1208세대(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3649건이 접..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대한민국 펜싱의 역사를 이어갈 원석을 찾기 위한 '2024 대전광역시장기 전국생활체육 펜싱대회'가 뜨거운 열기 속에 막을 내렸다. 시장배로 대회 몸집을 키운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모인 검객과 가족, 코치진, 펜싱 동호인, 시민 2200여 명이 움집, '펜싱의 메카' 대전의 위상을 알리며 전국 최대 펜싱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23~24일 대전대 맥센터에서 이틀간 열전을 벌인 이번 대회는 중도일보와 대전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전시펜싱협회가 주관한 대회는 올해 두 번째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 펜싱 대회다. 개막식 주요 내빈으로는 이장우..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