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FTA와 환경대응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수요광장]FTA와 환경대응

  • 승인 2007-04-24 00:00
  • 신문게재 2007-04-25 21면
  • 정종관 충남발전연구원 환경생태팀장정종관 충남발전연구원 환경생태팀장
1947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국제질서의 재편과 새로운 경제체제의 도래를 위해 브레튼우즈 회의 결과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이 체결되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모든 생산물의 비교우위로 평가되는 잣대의 적용을 통해 자유무역을 촉진할 수 있었고, 우리나라도 개발시대에 원자재의 수입과 가공을 통한 수출에 힘입어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런데 1960년대 들어 “침묵의 봄”에 따른 환경인식 여론 때문에 살충제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강화되었음에도 소비자의 이익에 기여한다는 명분으로 무역부문에서는 특별한 규제가 부과되지 않았다. 바로 이러한 무역 규정상의 틈새를 다국적기업이 악용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특히 제3세계는 임금이 낮고 환경규제가 허술하여 공해산업이 자리잡게 되었다. 그래서 무역규정은 사람의 안전, 건강, 환경, 식품에 대한 실질적 규제 내용이 없는 고질라 같은 무역 공룡괴물(GATTZILLA)이라 불렸다.

이러한 환경 반작용 때문에 1995년 들어 무역부문에서 환경요소를 고려하되 다자간의 자유무역을 추구하도록 하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게 되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경제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호혜평등의 기본취지에 관계없이 국제무역은 강자논리에 따라 좌우된다. 따라서 비교우위가 낮은 산업은 냉혹한 자본의 논리에 따라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한미 자유무역협정도 바로 이러한 결과라 할 수 있는데 양자간의 협상에 의해 상호관세가 철폐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FTA는 경제효율, 산업경쟁력과 같은 경제적인 측면을 강조하므로 환경파괴, 환경주권 침해 등을 초래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있다. 특히 협정의 공식문건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환경투자부문에서 정당한 환경정책의 집행에 대하여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환경보전 지역지정, 유해물질 사용금지 조치 등으로 인해 외국인이 투자한 공장시설의 투자가치가 하락한 경우 간접수용을 이유로 소송제기가 가능해진다. 그 예로서 미국과 멕시코 간의 자유무역협정에서 유해폐기물 처리업체 메탈클래드사는 멕시코 중앙정부로부터 매립장 건설허가를 얻어 건설 완료하였으나, 당해지역 지방정부가 허가를 취소하고 운영을 금지시킨 사례가 있다. 중앙정부의 허가를 믿고 건설을 추진한 메탈클래드사의 입장에서 사업에 대한 합리적 기대가 침해된 셈인데 멕시코 정부는 메탈클래드사에 1,600만불을 배상토록 국제중재부의 판결이 내려졌다. 그러나 예외조항이 있었더라면 생태보전지역 지정행위는 간접수용에 해당하지 않아 국가에서 해당회사에 손해 배상하는 사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세밀한 규정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환경주권을 명확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

EU 및 중국 등과의 FTA 확대를 앞두고 환경정책을 선진화하고 우리 사회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수단으로서 FTA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한 관점이 된다. 민간참여 촉진조항을 두어 협정이행에 있어 투명성을 높이고 민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도록 한 규정은 기업의 환경경영에 있어서 투명성과 건전성을 한층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기대효과를 위해서는 국민, 기업, 정부가 앞으로 기울여야 할 노력 또한 적지 않다. APR시코의 선행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환경대응은 가능한 경우의 수에 모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협상의 작은 어구 하나가 전국민의 생명과 재산권에 직접 영향을 줄만큼 심대한 세상에 살고 있다. 정부는 이제 그간의 협상 성적표를 들고 국민의 동의를 구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파급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예측하여 적절한 사전대응 대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2.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3.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4.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5.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큰 기도회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