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유일“中보다 경쟁력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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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유일“中보다 경쟁력 있죠”

개성공단 입주 지역기업을 찾아서 연기소재 한국마이크로휠터

  • 승인 2007-04-22 00:00
  • 신문게재 2007-04-23 8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1200평 규모 공장에 북한 직원 230명
말 통해 교육시간 단축… 불량률 제로
“같은 민족이라 손발이 잘 맞습네다~”


남북공동번영을 위해 개척된 북한 개성공단.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토지와 노동력이 결합한 민족 상생의 산업현장, 이곳에는 모두 47개의 남한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대전과 충남에 본사를 둔 향토기업은 모두 2곳이다. 대전 중구 문창동에 있는 봉제의복 및 모피제품을 제조하는 (주)에스엔지(대표 정기섭)와 연기군 전의면의 필터 제조 전문업체, (주)한국마이크로휠터(대표 김기천)다.

지난 20일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 도움으로 방문한 개성공단. 봄비가 백곡(百穀:풍년)을 윤택하게 한다는 봄의 마지막 절기, 곡우(穀雨)라 그런지, 개성땅에 첫 발을 내딛자마자 바람과 함께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다. 북한에서 운영하는 봉동관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시계 전문 업체인 (주)로만손과 신발업체인 (주)삼덕통상 방문이 공식 일정이었지만, 지역 업체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개별행동은 절대 불가하다는 관계자들을 수차례 설득한 끝에 개성공단에 입주한 충남 유일의 제조업체, (주)한국마이크로휠터를 홀로 찾을 수 있었다. 이 회사는 94년 진명산업으로 창업, 자동차 연료 펌프용 휠터를 국산화한 기술력 있는 향토기업이다.

1200평 규모의 웅장한 공장, 바람을 탄 세찬 빗줄기의 위세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장 안은 환한 조명 아래 기계 돌아가는 소리로 넘쳐났다. 지난해 9월 입주한 이 회사에는 현재 240명의 직원이 일을 하고 있다. 이중 남한 직원은 김영하 이사를 포함, 10명에 불과하다. 230명은 모두 북한 노동당에서 선발된 직원이다.

가장 좋은 점은 말이 통해 교육시간이 단축돼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인도와 중국 공장의 경우 말이 안 통해 교육기간이 상당하고, 불량률도 (여기보다) 훨씬 많다.”라고 말했다. 생소한 단어도 있지만 의사소통에 무리가 없어 호흡이 잘 맞다는 얘기다.

불량률 제로는 북한 직원들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노동당에서 선발된 우수한 인력(고졸∼대졸)만 개성공단 취업이 가능하고 특유의 조직체계, 즉 반장을 중심으로 출·퇴근 전후로 철저한 평가(자아비판)를 하기 때문에 품질이 좋을 수밖에 없다는 게 김 이사의 설명이다.

이들이 받는 임금은 월 65∼85 달러 수준이다. 값싼 노동력과 우수한 인력들이 결합하면서 생산성과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고향이 평양인 반장, 석순남(46)씨는 “같은 민족이라 그런지 손발이 잘 맞습네다. 개성공단에서 민족이 함께 작업한다면 통일도 곧 될 것이라 보고 있습네다”라고 말했다.

물론 아쉬움 점도 있다. 북한 직원들이 출·퇴근을 집단적으로 하다 보니, 업무가 끝난 후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없다. 일과 시간에만 대화와 탁구 등 여가활동이 가능하다. 남한 직원들의 불편도 적지 않다. 가족과 남한 소식은 유선전화와 TV만으로 가능하다. 흔한, 인터넷과 핸드폰도 안 안 된다. 컨테이너에서 운영되는 포장 마차의 소주 한 잔과 노래방 기계로 깊어가는 개성공단의 밤을 달랠 수밖에 없다.

김 이사는 “개성공단은 침체한 노동집약적 사업의 탈출구가 될 수 있어 예상보다 훨씬 경쟁력 있다.”라며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함께 일을 하다 보니 70년대 옆집 아저씨, 아줌마처럼 느껴지고, 특히 직원들이 행복해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회사로서는 만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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