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의 중간고사는 학습의 내용을 중간 결산하는 시스템이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답안지를 통해 학생들의 숙지내용을 확인하고, 학생들은 시험이라는 리트머스를 통해 학습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자기 점검하는 기회가 된다. 시험기간이 되면 학생들은 평소보다는 훨씬 많은 시간을 도서관에서 보낸다. 대학도서관도 시험기간에는 평상시와는 다르게 24시간 개방한다.
이 모두가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이쯤에서 가르치는 선생님도 조금은 긴장을 하게 된다. 그것은 수업시간을 통해 가르친 내용에 대하여 학생들이 좋은 답안을 작성할 수 있기를 내심 기대하기 때문이다. 최종에는 가르치고 배우는 차변과 대변의 결과가 비슷하거나 같아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근래 들어서 우리는 많은 선거를 치르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비롯하여,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 또한 보궐선거까지 하면 매년 선거를 하는 듯하다. 그야말로 돌아서면 선거인 듯한 느낌도 들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이를 두고 대통령은 선거를 한데 묶어서 치르자는 개헌안을 발의 하느니 마느니 티격태격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그런데 매년 선거를 치르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선거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이 조금은 이상야릇하다. 그것은 대통령 임기 중에 치르는 선거에 대해 ‘대통령의 업무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되기보다 이미지 평가’를 지닌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드러내주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나아가 대통령은 “선거 변수가 끊임없이 국정운영에 끼어들어 흔들리게 된다”며 “선거 때문에 하던 일도 멈춰야 한다”고 까지 말했다. 학교 선생님도 수업시간에 생각지도 못한 돌발 상황들을 많이 겪게 되는데, 하물며 국가를 운영하는 대통령은 상황이 좀 복잡하고 많을까 마는 그런 일로 국정까지 흔들려야 되겠는가?
대통령 임기 중에 치르는 선거가 대통령이 수행한 일에 대한 평가가 아니면 무엇에 대한 평가이며, 국민들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 민주주의 제도의 기본에 해당하는 선거에 대한 인식을 달리 해야 하는 것인지.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중간고사를 통하여 가르침의 방향을 수정하거나 수업내용을 변경하거나하여 더 좋은 수업이 되도록 애를 쓰는 것처럼, 대통령도 선거라는 제도를 통하여 자신이 지나온 뒷걸음을 ‘중간평가’ 해보는 것도 중요한 일일게다. 자신은 바르게 간다고 가지만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잘못 가거나 다른 길로 가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 것이 사람의 일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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