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4.19혁명과 당시 대전의 고교생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시론]4.19혁명과 당시 대전의 고교생들

  • 승인 2007-04-19 00:00
  • 신문게재 2007-04-20 20면
  • 김선균 대전4.19동지회 사무처장김선균 대전4.19동지회 사무처장
4.19혁명이 우리에게 남긴 유산은 무엇일까? 우리가 희망의 21세기를 개척하면서 47년 전을 회상함은 4.19정신이 아직도 우리에게 주는 지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4.19의 정신적 유산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유민주주의의 이념과 부정, 불의에 대한 정의의 도전이다. 학생들의 순수한 열정이 동학농민혁명과 3.1운동보다 더 큰 국민혁명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민이 역사발전의 주체임을 확인시켰고 민족자주와 평화통일의 이념을 지향하게 되었다.

4.19정신은 헌신적이고 순수함이며 낭만과 용기를 가진 학생들이 자기 희생으로 독재정권을 붕괴시키고 다시 학원으로 돌아와 학업에 매진하는 한국인의 고귀한 정신과 용기를 전 세계에 과시한 위대한 청년 정신이었다.

4.19혁명은 1960년 3월15일 실시될 예정이었던 제4대 대통령과 제5대 부통령선거에 여당인 자유당이 이승만과 이기붕을 당선시키기 위해 온갖 부정을 자행 한데서 촉발됐다. 경찰과 공무원이 선거 운동에 동원되었고, 학생들을 야당의 선거 유세장으로 가지 못하도록 일요일에도 등교시키고 서울 신문을 강제 구독하게 하며, 엄청난 선거자금을 뿌리면서 야당을 탄압했다.

이런 시점에 2월28일 대구에서 전국 최초로 경북고, 대구고, 대구사대부고 등이 중심이 된 학생 데모가 일어났다. 자유당 정권의 횡포에 반기를 들어 학생들은 거리로 뛰쳐나왔으며 정부의 학원 탄압을 규탄하였다. 3월8일 대전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대전 공설운동장에서 열리는 민주당 유세 시간에 맞춰 일제히 거리로 나서 독재정권을 타도하자는 시위를 하게 된다. 경찰은 무자비하게 학생들을 해산 시켰고, 이 과정에서 경찰의 저지를 받던 학생들이 시내 일원으로 흩어져 학원 민주화를 외쳤고 수십 명의 학생들은 경찰에 연행되어 조사를 받기도 하였다.

이틀 후인 3월10일 대전상고 학생 1000여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데모를 하였으며 3월 15일 마산 고등학교에 이어 4.19 혁명 때까지 학생시위는 계속되었다. 2월28일 대구의거는 일요일인데도 등교하라는 관계 당국의 반발로 일어난 항거였다면, 3월8일 대전 의거는 진정한 학원 민주화와 부정부패와 독재에 항거해 자발적이며 헌신적인 순수한 학생들의 정의감에서 시작된 4.19혁명의 단초였다. 충절의 고장인 충청도에서 그 후손들이 청년 정신과 선비 정신으로 나라를 사랑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4.19혁명은 불손 세력이나 외세의 사주에 의한 것이 아니고 정의감의 발로 속에 부정과 불의에 항거한 민족정기의 표현이다. 부정 축재자와 부정선거를 조작한 주모자와 발포 책임자를 색출. 처벌하고 정부통령 선거를 다시 해야 하며, 학원의 정치 도구화를 반대하는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배우고 있던 학생들의 순수한 이념적 행동이었음을 상기하여야 한다. 면면히 이어온 백의민족 본연의 민주주의가 청년학생들을 통하여 먼저 발로되었으며 억제할 수 없는 자유, 자주, 자율에 의하여 타오른 순결무구한 외침이었다. 터져 나오는 이성의 섬광과 타오르는 의분의 불길은 탱크와 총칼로도 막을 수 없었다. 우리 손으로 이루어낸 4.19 정신을 21세기 달라진 상황 속에 미래를 개척하는 정신적 유산으로,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여야 한다.

4.19 혁명이념의 실천은 계속되어야 하는 바 이는 아직도 정치적 혼탁과 경제의 혼란 ,학원의 부조리, 대학입시문제, 방황하는 학생들, 통일정책의 이념적 갈등 등이 수없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의로운 기상과 숭고한 4.19 정신이 계승되어 아직도 어둠이 남아 있는 이 시대의 구석구석을 밝히는 타오른 횃불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4.19 혁명 47주년을 맞아 상의자, 유공자들에 경의를 표하며 먼저가신 성스런 임을 위한 묵념을 올린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2.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큰 기도회
  3.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4.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5.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