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에는 날마다 수많은 정보가 생성`소멸되고 있다. 그 많은 지식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게 교육할 것인가가 21세기 교육에서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다. 그 해결책은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학습하는 것” 즉 자기주도적 학습방법을 훈련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다양한 문제에 직면할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그 해결 방안은 관련된 많은 정보를 분석해 유용한 것을 선택하고 심층적 의미를 파악한 후,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을 적용해 논리적으로 전개, 해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교육은 이와 같은 능력을 갖도록 육성해야 한다.
미국의 에세이,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등 여러 나라에서 이와 같은 교육방법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학문의 발전에 따라 각 분야별 지식이 전문화·세분화되고 있는데 지금 학교 교육이 각 교과별로 세분화된 내용을 지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일반적인 문제해결 방법은 세분화된 부분 지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식 중 필요한 지식을 종합하는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통합논술이다. 통합논술은 개별 교과 지식을 통합해 심층적 사고를 바탕으로 비판적` 창의적인 방법을 통한 논리적 서술 방법이라 할 수 있으며, 통합논술고사란 이런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통합논술은 대학입시만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미래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필수적인 능력으로 요구되고 있다.
2. 각 대학의 통합논술 방향과 대책
2006년부터 2007년 2월까지 각 대학에서 2008학년도 신입생 선발을 위한 통합논술 모의고사를 실시했는데 각 대학의 통합논술에 대한 표현은 조금씩 다르다. 먼저 서울대는 ‘통합교과형 논술’이라 칭하며 교과서 내용을 직접 제시문의 일부로 활용하는 등 교과 영역간의 통합을 이전의 논술에 비해 좀 더 두드러지게 한다. 연세대에서는 ‘다면사고형 논술’이라 칭하며 각각의 교과에서 습득한 다양한 지식의 유연한 결합을 강조하며 제시문 일부를 교과서 지문을 활용하고 인문사회계열은 표를 제시한 후 창의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을, 자연계열은 일상 생활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소재를 택해 제시했다. 또 고려대는 ‘통합논술’이라 칭하며 공통계열 문제와 부분적으로 인문사회와 자연계열을 분리해 출제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와 같이 각 대학이 통합논술에 대해 큰 의미로는 같지만 부분적으로 내용이나 형식면에서 차이를 두고 있다. 문제는 2008학년도 입시를 학생들이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지망 대학이 결정되지 않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더욱 막연한 일이다. 따라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전까지는 통합논술의 기본 목적에 충실하도록 준비하고 시험을 마친 후 학생들이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의 통합논술 전형 계획에 맞게 준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서울의 주요 대학들이 인문사회계열에서도 수리논술 문제를 출제하고 자연계열의 과학논술에 자연스럽게 수리논술을 포함시키려고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특히 서울대와 연세대는 일상적인 생활을 과학적 현상으로 해석하는 능력을 창의적으로 제시하는 문제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따라서 수능 이전에 이에 대비를 하지 않으면 시험 종료 후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으므로 1, 2학년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준비해야 한다. 3학년은 내신, 수능 준비 등으로 시간이 부족하므로 4월에서 8월 말까지는 통합논술의 기본 사항(제시문 해석, 논제의미 정확히 파악하기, 논제 해결, 상호첨삭, 지도교사 첨삭, 재작성하기)을 심도 있게 공부해 바탕을 마련하고, 수능 이후에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에 맞는 통합논술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통합논술 준비는 학교 수업시간에
통합논술 준비를 한다는 것은 지식전수 중심으로 각 교과의 학습내용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지식을 기본으로 구체화, 일반화 및 심화 내용을 탐색한 후, 다른 교과와의 관계를 찾는 영역 전이를 습관화하는 것이다. 즉, 학습내용을 중심으로 반성적 사고와 사유하는 연습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학습 방법은 학교 정규 수업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교사들이 진행하는 수업의 구조는 연역적인 방법과 귀납적인 방법 중에 하나를 이용하고 있는데 이 두 방법의 장단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가. 연역적 학습 방법
교사가 학습내용을 잘 정리해 자료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그 내용을 교사가 미리 경험한 내용의 순서에 따라 제시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의 장점은 학생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잘 정리된 내용이 체계적으로 제시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과 시간이 절약된다는 장점이 있다. 교사 입장에서도 수업을 진행하기가 좋다. 객관식 문형의 수험공부에 적합한 방법이라는 것도 큰 장점의 하나이다. 단점으로는 교사의 일방적 경험에 의해서 제시된 것을 이해했기 때문에 추론 및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기회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객관식 문제에서 정답은 찾지만 왜 그것이 정답인가를 설명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즉 능동적인 사고능력을 학습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나. 귀납적 학습방법
교과서를 중심으로 문장 간의 의미를 해석하며 구체적으로 상황 설정 및 제시된 문장의 배경을 음미하면서 개념의 내용을 전개한 후, 결론에 이르러 전체의 체계를 습득하도록 하는 방법이 귀납적인 학습방법이다. 이 학습의 특징은 학생들 스스로 자기 방식의 체계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강요된 체계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의식구조 속에서 나름대로의 틀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능동적인 사고가 형성된다. 이 학습 방법이 효율성을 가지려면 학습 내용 전개과정에서 교사의 발문법이 대단히 중요하다. 교사들은 교재 연구과정에서 각 단계별로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신중히 선정해 준비해야 한다. 이 방법의 장점은 능동적인 사고를 습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진행 과정에서 불필요한 시간이 많아지면 학생들이 지루한 느낌을 갖게 되고 학습 의욕이 저하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수업전략을 정교하게 수립하고 치밀하게 진행해야 한다.
학교 정규수업에서 교사들은 단원에 따라 연역적 방법과 귀납적 방법 중에 하나를 활용하거나, 학습 내용에 따라 두 가지 방법을 혼용해 활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교과서는 학습내용 구조가 귀납적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교과서를 충실히 공부한다면 귀납적 학습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다. 특히 각 교과서의 단원의 끝부분에 탐구문제, 심화문제가 제시돼 있는데 이 문제들은 대부분 ‘발산적 문제’ 또는 ‘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4. 통합논술 문제의 성격과 해결방안 참조) 이 문제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이 문제들을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는 관심있는 친구들과 함께 토론 및 토의를 하면서 의미 파악을 하는 것은 사고력 확장에 많은 도움을 준다. 교과서 내용 중 생략된 부분, 추론된 부분, 내재된 의미를 파악하는 것 그리고 타 교과와의 연관 관계를 생각해 보는 것(영역전이)이 통합논술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서울대 입시관계자의 말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문제를 제시한 순간, “아, 이것이다”고 생각되는 것은 직관(통찰력, 연역적 사고)이다. 그런데 문제를 보고 이리 저리 궁리하고 단서를 분석해서 “아 이렇게 전개하면 해결할 수 있다”하고 접근하는 것은 논리적(귀납적)사고이다. 선천적으로 직관이 발달된 학생도 있으나 대부분은 후자를 통해서 전자를 습득하게 된다. 즉, 모방과 창조의 역동적인 정반합 작용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정규수업시간에 이와 같은 작용이 수없이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학생들이 이와 같은 내용을 이해하고 의도적으로 학습하려고 노력할 때, 더욱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4. 통합논술 문제의 성격과 해결방안
수학능력시험 문제와 통합논술 문제와의 구조적 차이점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수능시험은 ‘잘 정의된 문제(well-defined problem)’ 또는 ‘수렴적 문제’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문제 성립에 필요한 조건을 논리적으로 모순이 없도록 모두 제시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한 쪽 방향으로 정리를 잘 해 놓은 문제로 기존 지식을 잘 적용해 문제에서 감춰진 또는 비약한 부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찾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통합논술 문제는 ‘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ill-defined problem)’ 또는 ‘발산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스스로 조건을 설정하고 설정된 조건에 따라 논리적 모순이 없도록 전개해 문제를 해결하기를 요구한다. 따라서 어떤 전제조건이 있는가에 따라 문제해결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
처음 통합논술 문제를 경험하는 학생들은 익숙하지 않은 이런 상황에 당황해 알고 있는 지식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통합논술문제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고 해결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대부분 통합논술문제는 세 개 또는 그 이상의 제시문을 바탕으로 논제를 제시한다. 통합논술 문제의 해결과정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논제의 의미를 정확히 해석하는 일이다.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유일하게 알 수 있는 단서인 논제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으로 이해가 가지 않을 때는 주의를 집중해서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 무엇을 요구하는 지를 파악해야 한다. 통합논술 문제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두 번째로는 주어진 제시문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어진 제시문에서 생략된 부분과 감춰진 부분을 찾을 수 있어야 하며 그 다음 발전된 부분은 무엇인가를 추론할 수 있을 때, 제시문을 이해한 것이다. 제시문의 내용을 간단히 구조화하는 방법도 각 제시문과의 관계를 분석하고 영역의 전이 과정을 탐색하는데 좋은 방법이다.
세 번째로는 논제에 적합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전제조건으로 활용될 것은 무엇인가를 탐색하고 탐색된 조건을 바탕으로 논리적 전개과정을 로드맵한다. 항상 전제와 관련된 결론은 무엇인가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네 번째로는 논리적 전개과정에서 반론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해보고 반론에 대한 대안을 생각한다.
다섯 번째로는 지금까지 내용을 논증 형식으로 구성한다. 즉, 전제와 결론을 쓰되 관련성, 전제의 참, 충분한 근거(예시 포함), 반론에 대안 쓰기 등의 조건을 포함해야한다.
5. 결론
▲ 오명성 충남고 교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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