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4·19에서 얻는 敎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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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4·19에서 얻는 敎訓

  • 승인 2007-04-18 00:00
  • 신문게재 2007-04-19 21면
  • 오제직 충남도교육감오제직 충남도교육감
▲ 오제직 충남도교육감
▲ 오제직 충남도교육감
봄이 한창이다. 봄꽃이 온 천지에 가득하다. 형형색색의 꽃들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가까이서 보면 꽃잎과 꽃술의 조화로운 색깔이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

꽃도 가지가지이다. 개나리와 진달래 같은 꽃은 꽃으로써 일생을 마친다. 아름다움을 주고는 의미 없이 사라져 자취도 없다. 이러한 꽃들은 매우 많다. 여름 난초도 그러하고 가을 국화도 그러하다. 그러나 벚꽃이나 복사꽃이나 배꽃은 다르다. 모두가 꽃도 아름답지만 꽃이 지고 나면 반드시 그 결과를 잉태한다. 버찌, 복숭아, 배 모두가 특성 있는 과일 들이다.

버찌는 결실 후 며칠 있으면 붉어지고 곧바로 검어진다. 저장도 할 수 없다. 며칠 내로 술을 담그던지 소비해야 한다. 복숭아도 버찌보다 오래 보관할 수는 있지만 저장 과일은 아니다. 그러나 배는 오래 저장할 수 있다.

오늘이 4·19이다. 1960년 이때 부정과 불의에 항거하여 젊은 청춘들은 분연히 일어났다. 그들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지킨 꽃이다. 이들의 열정은 아름다운 열매를 맺었고, 우리 역사에 오래오래 저장되어 기억될 것이다.

당시 우리 학생들에게 어떤 일이 학업보다는 나라를 걱정하게 하였을까? 모두가 알다시피 국민의 뜻과 어긋난 실정이 그 원인이었다. 국민이 원하지 않던 개헌, 사사오입 산술방식의 억지 가결, 3·15 정부통령 선거의 부정 방법 시행 등이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한 일련의 사안이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쉽다. 대한민국의 초대대통령이 국부로 추앙 받고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데. 가슴 아픈 일이다. 미국의 초대대통령 워싱턴을 생각하면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일이 너무 많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하며 칠십 세가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제자와 승병을 이끌고 평양성을 탈환했던 서산대사(西山大師)는 이러한 시구를 남겼다.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때에는
不須胡亂行 (불수호란행) - 발걸음을 잠시라도 어지러이 하지 마라
今日我行蹟 (금일아행적) - 지금 걸어가는 나의 이 발자국은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 뒤따라오는 이의 이정표가 되리니
“처음 일을 시작 할 때 잘 하라”라고 하는 서산대사의 말씀이 준엄하다.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은 뒷사람들의 지침이 되고, 지켜보는 일인 것이다.

우리 교육에도 새롭게 시작하는 현안들이 많다. 큰뜻을 품고 처음 개원한 충남외국어교육원은 글로벌 인재 육성의 목표를 훌륭히 성취할 수 있을까? 다문화 학교 자녀들을 어떻게 행복교실로 인도하여 가르칠 것인가? 방과후학교를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가장 교육적일까? 혁신 과제를 어떻게 수행하는 것이 교육현장에 가장 도움이 될까? 다른 사람의 이정표가 되어야 하는 일인데 고민이 많다.

학생들은 우리의 고객이다. 4·19가 일어났을 때의 학생은 어린 나이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교육고객은 학생이 대부분이지만 평생교육의 차원에서 보면 어른들도 있다. 한글을 모르는 일흔이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우리 방과후학교 평생교육프로그램 강좌를 수강하며 글을 깨우치는 분이 있다.

교육은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감동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은 학력이 높아짐에 스스로 자긍심을 갖게 되고,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생활태도 변화에 기뻐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4·19에서 우리 학생들이 오래오래 간직될 수 있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역할을 해 낸 것처럼, 교단에 선 우리 교육자들은 교육의 앞날에 탐스런 열매를 맺도록 노력해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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