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때와 달리 이번 대전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좀 특이한 양상을 보인다. 우선 열린우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다. 민주당과 민노당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함으로써 비 한나라당 연합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암묵적 선택으로 보인다.
선거에 임하는 각 당과 유권자의 입장에도 커다란 차이가 있다. 우선 한나라당은 초반부터 이번 선거를 대선까지 연결되는 전초전으로 인식하고 임하고 있다. 이재선 후보가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정권교체다. 그만큼 대선을 향한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지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으로서는 반드시 이겨야하는 지역이다. 선거초반에 한나라당은 당 차원에서 국민중심당과의 연합공천까지도 심각하게 고려했다는 소문도 들렸다. 또 지사를 세 번 지낸 심 후보를 끌어 들이는 것이 연말 대선정국에 유리할 것이란 판단에서 엄청난 공을 들였는데 심 후보가 거절했다는 또 다른 소문도 있다.
정권교체를 내세우는 한나라당에 맞서 국민중심당은 대전 충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물론과 충청역할론을 주장하고 있다. 충청역할론의 배경에는 지난 두차례의 대선에서 충청유권자들이 정권창출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중앙부처 인사와 지역발전의 측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냉랭한 지역정서가 깔려 있다.
지역여론은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지역발전을 꼽고 있다. 또한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정당보다는 인물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지역여론 때문에 한나라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선거일까지는 일주일여가 남아 있다. 그 동안 변수는 많다. 우선 현재의 여론조사 지지도가 그대로 선거결과로 연결될 것인가? 선거전문가들은 투표율이 50%대 이상이면 여론조사 결과가 적중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30%대 이하일 경우 신뢰도가 훨씬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이재선 후보는 젊은 층에서 지지도가 높고, 심대평 후보 지지층은 40대 이후이기 때문에 투표율 여하에 따라 양 후보진영의 명암이 갈릴 것이다.
다음으로 당조직이 얼마나 가동될 것인가도 중요한 가변적 요인이 될 것이다. 한나라당은 광역, 기초단체를 장악하고 있고, 또 당내 경선주자인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경쟁적으로 지원유세를 할 경우 심 후보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누가 충청인의 정서를 제대로 반영하고 지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지를 유권자에게 확신시키느냐에 따라서 이번 대전 서구을 선거에서 최후의 승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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