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과 유명 브랜드를 가진 회사가 협동하여 회사는 장인들의 소득을 보장하고 장인은 회사상품의 질을 보장하여 세계적인 명품으로 성장한 것이다.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넘치는 부분은 서로 나눈 것이다. 장인이 대대로 수 백년 동안 쌓아온 기술과 지식체계에 회사 경영의 새로운 사고와 기획, 브랜드가 합쳐져 장인의 솜씨로 이룩한 제품을 세계적인 명품으로 탄생시킨 것이다.
명품의 조건에는 몇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장인이 대대로 이어받아 새롭게 고안하고 개발해온 역사와 전통을 들 수 있다. 다음 이들은 모두가 손수 제작한 것이며 천연소재와 물질을 쓰고 있다. 아울러 자연과 조화로운 모습을 띠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장인과 명품들은 우리에게도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 우리 장인들의 기술과 지식체계가 명품화 되지 못하는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우선 장인들의 솜씨를 브랜드화 하는데 관심이 적었으며, 장인들의 기술과 그들이 생산하는 명품의 원형을 제대로 찾고 변화를 도모하는데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데서 찾아볼 수 있다.
명품을 명품답게 하는데는 그 본질적인 원형을 보존하지 않으면 안된다. 원형이 훼손되거나 변질되게 되면 이미 이질적인 모습을 띠게 되어 누구의 관심도 끌어들일 수 없다. 고집스럽게 원형을 지키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변화를 꾀해야 하는데 그 변화라는 것도 급격히 진행하면 변질이 되고 만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는데, 장인들은 대대로 만들어온 옛 모습에 견주어 오늘의 유행을 창조하기 때문에 오늘의 유행은 어느 시절 옛 모습으로 돌아온 느낌을 갖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명품일수록 변화가 적고 오래도록 유행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유행에 끊임없이 영향을 주는 것이다. 장인의 혼과 기술이 무르익어 절정에 이르면 어떠한 변화도 그 안에 녹아들게 되기 때문에 미세한 변화는 변화로 인식될 수가 없다. 이것이 장인만의 혼과 기술이 투영된 명품의 진면목이라 할 수 있다.
우리도 이제 명품을 만들어 가야 한다. 장인과 브랜드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우리의 문화와 전통을 토대로 자라난 장인과 그들의 기술, 상품을 소비하는 문화의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제 집에서 귀여움 받는 사람이 밖에 나가서도 귀여움 받는다” 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먼저 우리 것을 소비하며 명품을 만들어 가야 한다. 왜냐하면 명품은 소비자가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것들이 우리 주변에는 얼마든지 있고 옛 시절 명품으로 이름을 날리던 것들이 얼마든지 있다.
우리가 이제라도 관심을 갖고 장인과 명품의 원형을 찾고 가꾸고 되살려 내기만 해도 그 자체가 세계적인 명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것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전시회나 작품전에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동안 다른 나라의 명품들에만 우리의 정력을 많이도 쏟아왔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왜 이런 명품들이 나오지 않는 걸까 속으로 되뇌이곤 했다. 그런데 우리에게 명품이 없었던게 아니라 우리가 우리의 명품을 까맣게 잊고 살았던 것이다.
이제 다른 나라의 명품보다도 우리의 문화 속에서 탄생한 명품에 관심을 가져보자. 그 명품의 생산자인 장인에 눈을 돌려보자. 세계 속의 어느 명품보다도 질 높은 명품으로 자리 잡도록 우리 문화의 저력을 떨쳐보자. 우리 역사와 문화와 장인의 혼이 깃든 명품의 부활을 꿈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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