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그동안 텔레비전, 국무회의 또는 많은 공식 비공식 자리에서 많은 말을 하여 왔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할 때 많은 경우에 여론의 역풍을 맞았고, ‘안한 만 못했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같은 평을 자주 받았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대통령의 인기는 시간이 갈수록 떨어져 왔다. 얼마 전 텔레비전 개그프로에서 연예인 주영훈씨를 놓고 비호감 2호 연예인이라는 말을 듣고, 비호감이라는 말에 다소 생소해한 기억이 난다.
우리가 괜찮은 연예인이나 사람을 보면 그 사람 참 호감 간다고는 해도, 반대로 그렇지 않다고 해서 비호감 간다는 표현은 잘 쓰지 않는 것 같은데 하며 의아해 했다. 다소 재미있으라고 하는 개그스런 표현이기는 하나, 그 의미는 분명히 풍기고 있었다. 그러면서 왜 저 연예인이 특별히 많은 사람들에게 비호감을 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이는 말을 잘 경청하기 보다는 말을 많이 해서 그런 평가를 받지 않았나 하고 혼자 생각해 보았다.
현재 우리 정부에 가장 비호감가는 국무위원은 누구일까? 또 가장 비호감가는 국회의원은 누구일까? 한번 생각해 볼만한 일이다. 유시민 장관이 내 놓은 국민연금개혁법안 부결을 놓고 유시민 장관 개인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는 말들을 하고 있다. 그래서 법안통과를 위해 사의를 표했었다고도 한다. 그러나 어찌 국가 대사가 이런 이유로 흔들릴 수 있다는 말인가. 이 또한 여론을 잘 경청하지 않은 탓이 아닌가하고 생각해 본다.
지금 현 정부를 참여정부라 한다. 여론을 듣고 검토해보고, 수렴하기 보다는 무슨 결정을 해 놓고 참여하고 참견하는데 열심히 하자고 하는 정부인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정부는 유난히 인기가 낮다. 의료의 주체인 의사 뿐 만 아니라, 한의사, 치과의사까지 모두 모여 반대한다는 한 의료법을 이번 정부는 굳이 밀어 붙이고 있다.
반대가 심하니 몇 가지를 원하는 데로 고쳐 주고 계속 추진하자는 것이 복지부의 태도이다. 그러나 반대를 주도해온 의사들은 전면적으로 재검토를 하자는 것이며, 그렇지 않고 입법을 추진할 경우 강력히 투쟁을 하겠다고 한다.
이번 의료법 개정은 34년만의 전면 개정이라고 한다. 왜 그렇게 무리하게 추진하는지 모르겠다. 시간을 갖고 잘 협의하여 좋은 법안을 만들기를 바라는 것이 대부분 의사들의 생각인 것이다.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부디 아까운 시간을 불필요한 투쟁에 쓰지 않도록 위정자들은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들어 선정을 펼쳐주길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