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잔치 먹을게 없네

은행, 현금인출 등 제외… 이용적은 수표발행엔 ‘선심’

일부 은행들이 최근 단행한 수수료 인하조치가 생색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간외 현금인출 수수료는 거의 내리지 않고 대신 수표발행 등 잘 쓰지않는 수수료는 많이 인하됐기 때문이다.

최근 대고객 수수료 인하 조치를 내린 은행은 국민.신한.우리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2일부터 자기앞수표 발행과 소득공제용 제증명서 발급 수수료를 면제하고 창구와 자동화기기 등의 수수료를 인하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부터 고객이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6시)뒤 현금입출금기를 통해 다른 은행계좌로 돈을 이체할 때 내는 수수료를 기존 1800원에서 800원으로 1000원 내리는 등 각종 수수료를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2일부터 현금입출금기 당행이체 수수료를 600원∼1000원에 받는 등 7가지 수수료를 인하 또는 폐지했다.

하지만 이들 은행들의 인하대상 수수료는 수표발행, 보호예수(금고보관) 등 잘 쓰이지 않는 분야에 집중돼 있고 정작 고객이 원하는 ‘영업시간외 현금인출수수료`등 서비스 수수료는 그대로 두거나 거의 손을 대지 않아 이용고객 불만을 사고 있다. 국민.우리.신한은행 모두 다른 은행의 현금입출금기에서 현금을 찾을 때 내는 수수료(800∼1200원)는 인하대상에서 제외했다.

우리은행은 영업시간뒤 현금입출금기에서 돈을 찾을 때 내는 수수료(100원∼600원)를 내리지 않았다.

요즘 고객들이 자주 사용하는 인터넷뱅킹과 폰뱅킹의 타행이체 수수료도 국민은행이 기존 600원에서 500원으로 100원 인하에 그쳤을 뿐 신한.우리은행은 기존 수수료(300원∼500원)를 그대로 두었다.

시민 한모(38·서구 괴정동)씨는 “일부 은행들이 수수료 인하를 요란하게 알리고 있지만 정작 자주 이용하는 영업시간외 현금인출 수수료 등은 내리지 않아 인하에 따른 혜택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