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초대석]미술관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문화초대석]미술관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 승인 2007-04-08 00:00
  • 신문게재 2007-04-09 20면
  • 변상형 이응노미술관 관장변상형 이응노미술관 관장
애초에 미술관의 역사는 그렇게 거창한 의미로 출발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사소하게 인류가 무언가를 간직하고 싶은 것을 발견하면서부터 이미 미술관의 역사는 시작된 것이 아닐까. 매혹적인 어떤 것을 잘 간직하기 위한 공간의 필요성과 친구에게 보이고 싶은 당연한 마음에서 결국 미술관의 기능은 배태되고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미술관의 역사와 기능은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연구하고 또 대중에게 교육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만이 미술관의 기능은 아니었다.

어원적으로 살펴보면 미술관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홉 명의 여신 뮤즈(Muses)들이 기거하는 신전을 의미하는 뮤제이언(Museion)에서 유래한다. 반면 이런 의미로도 이해 가능 하다. 즉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전시공간은 한 국가가 지닌 정치와 경제력의 단면을 보여주는 틀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소위 17세기 이후 서구 유럽 강국이라 할 수 있는 군주들은 자신들의 막강한 힘을 강제 동원해서 대륙너머에 있는 진귀하고 희귀한 예술품과 골동품을 전리품으로 취해 진열해 온 정치와 경제사로써 말이다.

그리고 20세기 이후에는 전 세계적으로 각 나라들은 미술관과 박물관을 주도적으로 설립함으로써 미술관과 박물관이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의미심장함을 지닌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렇게 미술관에 대한 역사적 흐름에서 종교적, 정치적, 교육적, 경제적, 문화유산의 보존적 기능들의 측면들을 지녀 왔음을 생각해보며, 결코 미술관에 대한 어떤 하나의 역할과 영역이 결정될 수 없음을 인식하게 된다. 그럼 문화의 시대라고 하는 새로운 21세기형에 걸 맞는 현재적 미술관의 역할은 어떤 모습일까. 최근에 일어나는 도시의 다양한 사회변화들의 흐름의 근저에는 문화적 공간과 문화적 가치인식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주요 도시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 문화적 공간은 스스로 자신의 의미를 단지 예술문화의 영역에만 위치 지우지 않으며, 오히려 주도적으로 그 사회의 변화를 시도하고 도시의 지역경영에 대한 영향력과 참여적 교육에 파급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문화공간의 주역인 미술관은 더 이상의 종교적 제단이나 한 통치자 개인이 갖는 힘을 상징하거나 진열의 공간이라는 근대의 단순한 발상으로서는 더 이상 이해될 수 없다. 미술관은 이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문화의 입체적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미술관의 생명력은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 기능되어야한다. 지역문화예술의 풍부한 자산 역시 결국 지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오픈되고 서로 간에 상호소통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관계에서만 기름진 지역문화예술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그것이 미술계 안팎에서 바라는 미술관의 본래적 기능수행이며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미술관의 소임임을 잊지말아야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2.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3.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4.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5.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큰 기도회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