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지역민을 주체로 하는 도시정비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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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지역민을 주체로 하는 도시정비사업

  • 승인 2007-04-08 00:00
  • 신문게재 2007-04-09 21면
  •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
‘하늘엔 조각구름 떠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있고…. 도시엔 우뚝 솟은 빌딩들’. 80년대 후반 올림픽을 전후에 가장 많이 불려지던 가요의 가사 일부이며 많은 사람들이 가사 속에서 꿈과 희망을 찾았을 것이다.

그러한 꿈과 희망의 바람이 우리지역에도 거세게 불어오고 있다. ‘평생 만져보지도 못할 막대한 돈을 거머쥘 수 있다는 꿈, 지금은 비록 작은 골목길 안쪽 몇 평 안 되는 작은 공간에 살고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편리한 주거공간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꿈’, 이것은 2006년부터 우리 지역에 불어 닥친 일명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생겨난 꿈일 것이다.

공공에 의해 200여 곳이 넘는 곳이 도시재생과 관련한 지구지정을 받다보니 주거공간이 형성되고 일정기간 지난 곳이면 어김없이 도시정비 사업과 관련한 현수막이 걸리게 됐고 이로 인해 도시전체가 마치 도시정비사업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필자가 근무하는 사무실에는 도시정비사업과 관련해 궁금증과 자신의 피해를 상담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꿈과 희망의 장밋빛 꿈에 시작한 사업이 자칫 그동안 모아온 전 재산을 날리는 형국으로 진행될 소지도 있고 새로운 주거공간마련에 대한 부담으로 감당하기 힘든 부채를 떠안게 되는 경우도 있어 이와 관련한 상담이 주된 내용들이다.

그 한 예가 도시정비 사업의 한 유형인 주거환경개선사업이다. 비록 대형차량이 통행할 수 없는 작은 골목길로 드나들었지만 그 나름대로 가족이 함께 모여 부족함 없이 행복하게 살아왔건만 지역주민을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사업에 행복의 공간이었던 집을 잃게 되고 거의 4배나 많이 지어지는 아파트 입주조차 불가능해 다른 지역으로 전세살이를 가야하는 신세로 전락해 버리는 일이 곳곳에서 발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도시정비 사업이고 누구를 위한 주거환경개선사업인가? 그 지역 안에 거주하는 사람은 이미 주체가 아닌 객체로 전락하고 그 지역을 지나다니는 다른 지역민에게 보이기 위한 도시정비사업이고 새롭게 그곳에 거주하게 될 지금은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위한 주거환경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마저 강하게 드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진행 과정 속에서 기존거주자들의 몇 배나 되는 타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그 수혜를 차지하게 되고 진정으로 수혜의 대상이 되어야할 기존거주자의 대부분이 떠밀려 나가야하는 사업이라면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열악한 주거환경을 참고 견디며 살아왔는데 이를 보완하는 사업의 혜택은 받지 못하고 그 공간조차 빼앗기고 떠나야 하는 주민의 심정은 어떠할까?

이제 더 이상 일률적인 철거를 통한 재개발만을 고집해선 안 될 것이다.
또한 계획은 공공이 하고 실행은 민간에 맡김으로써 발생하게 되는 특정계층의 이해관계에 의해 주도되어지고 대부분의 지역민이 논의에서 배제되는 사업방식 또한 재고돼야 할 것이다. 결국 이런 개발방식은 최근 각종의 분야에서 나타나는 양극화를 심화시켜 상대적 박탈감에 의한 주민의 소외 의식만을 부추겨 이의 해결과제가 결국 지역 사회가 떠 안아야할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제 도시재정비 사업은 다른 도시계획과의 연계성과 도시의 연계성 등을 고려해 추진돼야 하며, 특히 개발의 부정적 효과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입어야할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그 지역 대다수의 주민 의견을 수렴, 진행돼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될 때 도시재정비사업시행으로 인해 여러 기관과 단체를 찾아 눈물과 긴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는 우리의 이웃들이 웃음을 찾을 수 있고 지역민이 화합하며 살아가는 대전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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